끝내 눈물 쏟은 강민호, 동료들이 너무 고맙다 "너희들 덕분에 꿈꿨던 KS 왔다"
[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드디어 원하던 한국시리즈(KS) 무대 냄새를 맡았지만 우승을 놓친 후엔 많은 감정이 스쳐지나갔다. 끝내 눈물을 보였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39)의 이야기다.
강민호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5-7 패한 뒤 만나 "기분이 좋지는 않네요. 솔직히 여기..."라며 목이 메었다.
원하던 무대였으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서 그동안의 시간들이 머릿 속에 스쳐지나가는 듯 했다.
2004년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롯데자이언츠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강민호는 지난 21시즌 동안 KBO리그 정상급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FA 계약을 그것도 큰 금액으로 세 차례나 이루면서 총 191억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강민호에게 딱 하나의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한국시리즈 무대다. KS 우승은 커녕 KS 무대 조차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다. 역대 통산 경기 출장 1위(2369경기) 기록을 가지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랬던 강민호가 자신의 손으로 그 한을 풀었다. LG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회초 결승포를 때려내면서 삼성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데일리 MVP로도 뽑혔다.
마침내 숙원을 풀었다. 21년만에 나선 한국시리즈는 힘겨웠다. 시즌 내내 안방마님을 도맡아 했던 터라 체력이 떨어질 때로 떨어졌다. 결국 5차전을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이 오면서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백업 포수 이병헌이 분전했지만 결국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강민호는 이내 감정을 추스른 뒤 "내년에 더 준비잘하겠다"면서 "제가 꿈꿨던 무대니까 뭐 솔직히 아픈 거는 필요 없고 지금 좀 많이 분한 마음은 있는데 준비 잘해가지고 복수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단 미팅에서 강민호는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만 전했다. 그는 "좋은 팀원들 만나서 이렇게 좋은 경기할 수 있었다. 미팅에서 너희들 덕분에 꿈꿨던 한국시리즈를 밟을 수 있었고, 그 부분에 대해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다"면서 "잘 쉬고 내년 준비 잘해서 좋은 피날레를 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기 때문에 이제는 우승이라는 목표가 더 선명해졌다. 강민호는 "여기(KS) 오는 게 꿈이었는데 막상 또 오니까 더 큰 꿈이 생기는 것 같다. 참, 이게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다라고 느껴진다. 은퇴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더 큰 욕심을 내서 한번 마지막에 저 챔피언 트로피를 들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강민호는 "정말 진심으로 너무 감사드리고 저희가 힘들었을 때에도 항상 야구장을 채워주시는 팬들 덕분에 저희가 진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습니다. 진짜 정말 진심으로 어떻게든 보답하기 위해서 비시즌 때 저도 많은 걸 생각을 할 거고요.꼭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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