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 어린 네번째 부인과 ‘황금 바지선’…72세 태국왕 초호화 생일잔치
문란하고 사치스러운 사생활로 논란을 빚어온 태국 국왕 라마 10세(본명 마하 와치랄롱꼰)의 72번째 생일을 맞아 성대한 잔치가 열렸다.
27일(현지시각) 태국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방콕 차오프라야강에 황금으로 꾸며진 왕실 바지선과 수십 대의 전통 바지선 행렬이 등장했다.
이번 행사는 라마 10세 국왕이 자신의 72번째 생일을 기념해 아룬 사원의 승려들에게 왕실의 승복을 전달하기 위해 진행됐다.
왕실 바지선에는 국왕과 수티다(46) 왕비를 비롯해 시리반나바리 나리라타나 공주와 디팡콘 라스미조티 왕자 등이 탑승했다. 와쿠스리 부두에서 출발한 이들은 승려들이 있는 아룬 사원까지 약 4.2㎞ 거리를 바지선을 타고 이동했다.
바지선 52척으로 이뤄진 이 행렬은 길이 1200m, 너비 90m에 달했다. 태국 해군 2200명이 노 젓는 인력으로 동원됐으며, 이 행사를 위해 특별히 작곡된 라이브 음악에 맞춰 이동했다.
바지선 행렬은 태국의 오랜 역사를 가진 의식으로 국가적으로 상서로운 일이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열린다. 이번 의식은 2019년 대관식과 지난 10월 왕실 승복 헌납식에 이어 라마 10세 국왕 통치 기간 중 세 번째로 열렸다.
2016년 12월 왕위에 오른 라마 10세는 왕세자 때부터 문란하고 사치스러운 사생활로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라마 10세는 결혼을 네차례나 했고 왕비 외 후궁인 ‘국왕 배우자’도 두고 있다. 태국 국왕이 후궁을 둔 것은 왕실에서 100여년 만에 처음이다. 이번 바지선 행렬에 함께 탑승한 수티다 왕비는 라마 10세의 4번째 왕비다. 2019년 근위대장이었던 26세 연하 수티다 왕비와 결혼한 라마 10세는 네 번째 결혼식을 치르고 나서 두 달 뒤, 33세 연하 후궁 시니낫을 들였다.
라마 10세는 과거 세 번째 부인을 반라로 만든 채 애완견 생일파티를 벌인 동영상이 유출돼 파문을 일으키는가 하면, 코로나 시국인 2020년과 2021년엔 독일 호텔에 머물며 난잡한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왕실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예전만 못한 가운데 열린 행사였지만 이날 차오프라야 강 인근에는 바지선 행렬을 보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일부 관람객들은 국왕과 왕비의 모습이 잘 보이는 명당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꼭두 새벽부터 이곳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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