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담소] '양육비 못줘' 남편, 하원 하는 딸 데리고 사라져..."어떻게 해야?"

서지훈 2024. 10. 2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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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4년 10월 29일 (화)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이준헌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사연자 : 저와 남편은 결혼해서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았습니다. 아들은 이제 막 초등학교에 들어갔고 딸은 유치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희 부부는 몇 년 전부터 사이가 안 좋았습니다. 서로를 투명 인간 취급하며 살다가 최근에 이혼 얘기를 하게 됐죠. 남편은 양육권은 양보할 수 있지만 제가 요구하는 양육비는 지급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재산분할에서도 서로 의견 차이가 너무 커서 합의가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남편이 합의는 나중에 다시 하고 일단 따로 살자고 제안했습니다. 저는 별거를 하더라도 아이들 학교와 유치원 때문에 남편이 집을 나가야 한다고 했고 양육비를 꼭 지급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남편은 본가로 들어갔고, 우리 부부는 따로 살게 됐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남편이 저한테 아무 말도 없이 유치원에서 하원하는 딸을 데리고 가버린 겁니다. 그리고, 저에게 아이들을 하나씩 키우고 양육비는 각자 부담하자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저는 이 상황이 너무 당황스럽고, 아직 어린 딸이 갑자기 변한 환경에 놀라지 않을까 너무 걱정됩니다. 무엇보다 염려되는 것은 이혼 소송을 할 경우, 남편이 주장하는 대로 엄마, 아빠가 아이들을 하나씩 키우라는 판결이 선고되는 겁니다. 아이들은 함께 자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남편과 이혼하기로 하고 별거에 들어갔는데, 남편이 갑자기 딸을 데리고 본가에 들어갔네요? 아직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아이인데, 시부모님이 계셔서 그런거겠죠? 이렇게 육아를 도와줄 사람이 있다면 아이를 데려오고 싶어하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 조인섭 : 남편으로부터 딸을 데리고 올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 이준헌 변호사(이하 이준헌) : 남편이 갑자기 딸을 데리고 본가로 가버려서 많이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 딸이 유치원도 다녀야 하기 때문에 빨리 딸을 다시 데리고 오시는 게 필요할 것 같은데요. 우선 양육비 문제에 대해서 사연자님이 일단 양보하실 수 있으시다면 조금 양보를 하시고 딸을 데려다 달라고 요구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만약에 양육비 문제로는 협의가 되지 않아서 남편이 임의로 딸을 데려다 줄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가정법원에 유아인도심판 청구를 해보시는 것을 고려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조인섭 : 유아인도심판 청구를 하면 곧바로 아이를 데리고 올 수 있나요?

◆ 이준헌 : 유아인도심판 청구를 하면 아무래도 법원의 심판이 있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심판까지 수개월을 기다려야 될 수도 있습니다. 자녀의 교육 문제나 양육 환경 때문에 신속하게 자녀를 인도받아야 하는 경우라면은, 유아인도심판 청구와 함께 유아인도 사전처분도 같이 신청하셔서 심판 전에 사전처분으로 조금이라도 먼저 따님을 인도받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에 유아인도심판 청구가 아니라 이혼 소송을 먼저 제기하였다면, 이혼 소송에서 유아인도 사전처분을 신청하실 수도 있습니다.

◇ 조인섭 : 만약 남편이 유아인도명령을 받고도 딸을 데려다주지 않으면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 이준헌 : 남편이 유아인도명령을 받았으면서도 딸을 보내주지 않으면 먼저 가정법원에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행명령 신청을 받은 법원에서 이행 의무를 부담하는 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보면, 일정 기간 내에 의무의 이행을 촉구하는 이행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만약에 남편이 이행명령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이행명령 위반에 대해 과태료 부과를 신청해서 가정법원이 남편에게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할 수 있고, 그 후 30일 이내에 자녀를 보내주지 않으면 경찰서유치장, 교도소, 구치소 같은 시설에 남편을 감치하게 하여 이행을 강제할 수 있습니다. 이행명령 외에도 집행관에게 강제집행을 위임해서 집행관이 딸을 강제로 데려오게 할 수 있지만, 아직 딸이 많이 어려 그 과정에서 많이 놀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딸이 놀라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이 분리양육이 될까봐 많이 걱정하는데, 만약에 남편이 이혼 소송 중에 딸을 계속 키울 경우 분리양육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나요?

◆ 이준헌 : 분리양육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입니다. 분리양육은 굉장히 예외적으로 인정되고, 일반적인 경우라면 친권과 양육권을 어느 한쪽이 모두 가지게 됩니다. 분리양육뿐만 아니라 공동양육이나 공동친권도 상당히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에서 공동양육를 인정할 수 있는 요건을 판시한 적이 있는데요. 부모가 공동양육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양육에 대한 가치관에서 현저한 차이가 없는지, 부모가 서로 가까운 곳에 살고 있고 양육환경이 비슷하여 자녀에게 경제적·시간적 손실이 적고 환경 적응에 문제가 없는지, 자녀가 공동양육의 상황을 받아들일 이성적·정서적 대응능력을 갖추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분리양육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예외적으로만 인정될 것으로 보이고요. 또, 법원에서는 부모가 이혼한다고 해서 자녀들까지 떨어져 살게 하는 것은 자녀들의 정서적 안정과 복리에 굉장히 안 좋다고 보기 때문에, 분리양육이 될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남편에게 양육비 문제를 양보하며 딸을 데려와 달라고 요구해보시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유아인도심판 청구를 고려해야 합니다. 유아인도심판 청구는 시간이 걸리므로 신속한 인도가 필요하면 유아인도 사전처분도 함께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편이 유아인도명령을 어기면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으며 이행명령에도 불응하면 과태료 부과 및 강제집행을 통해 딸을 데려올 수 있습니다. 분리양육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일반적으로 친권과 양육권은 한쪽이 가지게 됩니다. 지금까지 이준헌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YTN 서지훈 (seojh0314@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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