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60위 들어야 내년 KLPGA 투어 출전권…‘마지막 서바이벌’
이번주 상금랭킹 60위 못 들면 ‘시드전행’
상금 줄어들뿐 아니라 후원사들마저 등 돌려
“나흘간 플레이로 다음 시즌 당락 결정…‘수능’ 느낌”
60위 한지원과 62위 홍진영 상금 차 고작 422만원
코치에 SOS 치는 선수들도 적지 않아
시드전을 한 번이라도 치러본 선수들은 “우울하고 삭막한 특유의 공기가 익숙해지지 않는다. 시드전은 정말 가기 싫은 곳”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단 나흘간의 플레이로 다음 시즌 당락을 결정하는 시드전은 마치 ‘수능’같은 느낌이다. 대회장에서 웃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선수들은 물론 부모님들도 극도로 예민해진다”고 설명한다. 시드전에서 상위권을 기록하지 못하면 상금 규모가 정규투어의 약 20% 정도인 2부투어(드림투어)로 강등되기 때문. 상금뿐만이 아니다. 메인 스폰서, 의류, 클럽 등 각종 후원사마저 등을 돌려 생활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이번주 대회가 열리는 제주도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31일부터 나흘간 제주시의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에쓰오일(S-OIL) 챔피언십을 통해 시드전을 피할 생존자가 결정되어서다.
S-OIL 챔피언십 다음주 열리는 시즌 최종전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11월 8일 개막)은 지난해 77명이 출전했지만, 올해는 60명으로 출전 선수가 대폭 줄었다. 지난해 상금 순위 70위까지 출전을 보장해 주던 것과 달리 올해는 영구시드권 선수, 추천 선수, 직전 대회(S-OIL 챔피언십) 종료 기준 상금 순위를 모두 포함한 60명만 최종전에 참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금 순위에 따른 차기 시즌 시드권 확보 여부는 S-OIL 챔피언십에서 결정된다. 중위권 선수들이 S-OIL 챔피언십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골프업계에서 보는 다음 시즌 시드 확보에 안정권인 선수는 상금랭킹 50위인 김지현(1억 9282만원)까지다. 50위 이하 선수들은 한 대회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만큼 불안함이 생기고 61~65위 선수들은 S-OIL 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상금랭킹 60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이 크다.
영구시드권자인 상금 56위 안선주를 제외하고 57위 김우정(1억 7577만원), 59위 김소이(1억 6719만원), 60위 한지원(1억 6084만원)은 다소 불안한 처지에 놓였다. 특히 60위 한지원과 62위 홍진영(1억 5662만원)의 상금 차는 고작 422만원이다. 상금 55위 임희정(1억 8328만원)과 65위 신유진(1억 4491만원)의 차이도 380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상금랭킹 61위인 서연정도 지난해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하지 않았다면 2년간 투어 카드를 받지 못한 채 이번주 시드 경쟁에 나서야 했다.
이율린 같은 ‘반전’이 절실하다. 이율린은 상금랭킹 100위였다가 지난 27일 끝난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공동 2위로 맹활약해 상금 63위(1억 4596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상금랭킹 60위 안으로 들어갈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에 현재 상금랭킹 50위 밖의 한 선수는 코치에게 제주도까지 와달라고 ‘SOS’를 보냈다. 이 코치는 급하게 제주도 비행편과 숙박을 알아보고 29일 제주도로 향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이번주 제주도로 직접 가는 코치가 적지 않다. 대회 기간 코치의 세심한 지도를 받으며 순위를 끌어 올리겠다는 각오다.
60위가 아니더라도 80위는 반드시 수성해야 한다. 시드전 예선이 아닌 본선으로 직행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상금 1억원 이상을 번 선수는 75위 강가율(1억 194만원)까지 총 75명이다. 그러나 강가율도 시드 순위전 예선부터 치러야 할 가능성이 크다. KLPGA 투어 상금이 점차 많아짐에 따라 상금 1억원 이상을 벌어도 시드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나온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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