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 수지 애태우던 공중전화…지금 옆에 보이십니까

심지혜 기자 2024. 10. 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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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던 승민(이제훈 분)과 서연(배수지 분)은 동네 빈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러다 대학교 종강 파티가 있는 날, 승민은 그날 마음을 고백하기 위해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렸다.

종강파티에 참석했던 서연은 승민에게 연락하기 위해 공중전화를 걸었다.

삐삐에 온 메시지를 듣기 위해 공중전화로 달려가던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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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보급 1990년대 중반 이후 이용률 급감…100억대 적자 지속
KT 공중전화 전담 자회사 KT링커스, KT서비스남부에 흡수합병
[서울=뉴시스] 영화 건축학개론 한 장면. 서연(수지 분)이 승민(이제훈 분)에게 삐삐를 치기 위해 공중전화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 첫눈이 내린 어느 날.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던 승민(이제훈 분)과 서연(배수지 분)은 동네 빈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러다 대학교 종강 파티가 있는 날, 승민은 그날 마음을 고백하기 위해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렸다. 종강파티에 참석했던 서연은 승민에게 연락하기 위해 공중전화를 걸었다.

“너 지금 어딨는 거야. 왜 하루 종일 연락이 안 돼. 이거 듣는 대로 삐삐쳐, 알았지 꼭.”

하지만 승민은 서연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 서연은 술을 잔뜩 마셨다. 결국 학교 남자 선배가 그녀를 집 앞까지 데려다 줬다. 이를 본 승민은 씁쓸한 마음에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삐삐에 온 메시지를 듣기 위해 공중전화로 달려가던 시절이 있었다. 삐삐는 연락 수취 여부를 전달하는 수단이었다면 공중전화는 상대의 목소리를 듣고 직접 말을 전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특히 휴대폰 이용이 불가능했던 군대에서는 연락을 위한 소중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휴대폰의 등장은 공중전화 존재를 위협했다. 이로 인해 공중전화 설치대수는 1999년부터 지속 줄어들었다. 당시에는 약 15만여대로 정점을 찍었다면 20년이 지난 지난 2018년에는 5만9162대, 지난해에는 2만4982대로 6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용률 급감은 수익 악화로 이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02년 공중전화는 30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공중전화 대수를 줄이면서 적자 규모도 줄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100억원 수준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공중전화 관련 KT의 영업손실은 2018년 184억원, 2019년 168억원, 2020년 140억원, 2021년 137억원을 기록했다.

공중전화가 정부가 지정한 ‘보편적 역무’ 업무라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들이 손실보전금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성장성이 없는 만큼 KT 입장에선 애물단지나 마찬가지다.

손실보전금은 국민의 기본적 통신서비스를 위한 수단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기간통신사업자들이 매출액 비율로 분담해 보전해 주는 제도다.

상황이 이렇자 KT는 공중전화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활용 방안을 고심했다. ATM 결합부스, 전기차 충전소, 휴대전화 배터리 대여소 등 여러 가지로 변화를 꾀했다.

그럼에도 공중전화는 계속 외면당했다. 공중전화 1대당 월평균 이용 건수는 30.8건, 통화량은 25.7분에 그쳤다. 하루 1명이 1분 미만으로 이용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KT는 공중전화를 전담해 온 KT링커스의 운영이 어렵게 됐다고 판단, 집전화·인터넷·TV 등 KT의 유선 상품 영업과 AS를 담당하는 KT서비스남부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특히 업무 담당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50대로 5년 내 80%가 정년을 맞게 되는 수준에 이르자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이같은 결단을 내린 것이다. KT링커스가 KT서비스남부에 흡수합병되는 방식이다.

KT 관계자는 “공중전화 수요가 많이 줄어든 데다 링커스 인력의 평균 연령도 상당히 높아 앞으로 퇴직자가 많이 발생할 예정“이라며 ”KT서비스남부에 흡수합병되더라도 직원 고용승계나 처우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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