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러 쿠르스크 배치”…나토, 확전 행위 중단 촉구

김희진 기자 2024. 10. 2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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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향군인회 회원들이 28일 서울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북한군 러시아 파병 중단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뤼터 사무총장 “안보리 위반”
우크라 정보총국, 통신 감청
러 민간 트럭으로 수송 파악
“10~20대 앳된 신병 추정”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북한에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러시아가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을 최전선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위원회(NAC) 회의에서 한국 대표단의 북한군 러시아 파병 관련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러시아와 북한에 이러한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 통화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북한군 파병은 북한의 계속되는 러시아 불법 전쟁 관여에 중대한 긴장 확대 행위”라며 “또 다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위험한 러시아 전쟁 확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 배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절박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하면서 “러시아군은 전쟁으로 60만명 이상 사상했다”고도 전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도 전날 러시아 장교들의 통신 감청 자료를 공개하며 북한군이 최전선에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총국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은 전날 쿠르스크~보로네시 고속도로에서 민간 번호판을 단 카마즈 트럭을 멈춰 세웠다. 트럭에는 북한군 병사들이 탄 것으로 알려졌지만 운전자는 전투 명령에 관한 문서를 갖고 있지 않았다. 정보총국이 감청한 오디오 파일에는 러시아 제810해병여단 장교들이 무선통신으로 경찰이 정차시킨 트럭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정황이 담겼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초 국경을 넘어 진입해 일부 영토를 점령하고 러시아군과 교전 중인 격전지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엑스에 올린 화상 연설에서 “북한군이 며칠 안에 전장에 가세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곧 유럽에서 북한 군대와 싸워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이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속 병력 등 총 1만~1만2000여명을 러시아에 파병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미국은 일단 약 30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는 중으로 추정하며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전선인 쿠르스크 지역에는 28일까지 최대 5000명이 집결할 것이란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왔다.

쿠르스크에 모인 11군단은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최정예 특수부대로 알려져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쿠르스크에 집결한 북한 군인들은 징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10대 또는 2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가장 뛰어난 군인들은 아닐 수 있다”고 평가했다.

WSJ는 북한 특수부대 훈련은 주로 산악 지형인 남한에 침투해 암살, 기반시설 파괴 등을 수행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넓은 평야에서 참호전 양상으로 벌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는 거리가 멀다고도 짚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선발대로 전투력이 약한 ‘총알받이’ 병력을 보내 러시아 파병에 대한 국내외, 특히 러시아 정부의 반응을 살피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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