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현장 '기억과 안전의 길'로 탈바꿈…"비극 극복하고 앞으로 나가야"

이수정 기자 2024. 10.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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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29일, 서울 이태원 골목길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159명이 숨지고 195명이 다쳤다.

2년이 흐른 지금, 참사가 발생했던 이태원동 해밀턴호텔 옆 좁은 골목은 '기억과 안전의 길'로 탈바꿈했다.

참사가 발생했던 해밀턴호텔 옆 골목은 1년 전 '기억과 안전의 길'이라는 이름의 추모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께 유가족들은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추모 메시지 낭독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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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기 당시 참사 골목에 '기억과 안전의 길' 조성
유가족 "잊지 않고 기억하는 소중한 공간 됐으면"
"고통 딛고 한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공간"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길'에서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2024.10.28.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2022년 10월29일, 서울 이태원 골목길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159명이 숨지고 195명이 다쳤다. 2년이 흐른 지금, 참사가 발생했던 이태원동 해밀턴호텔 옆 좁은 골목은 '기억과 안전의 길'로 탈바꿈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모공간이 유가족 뿐만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트라우마를 남긴 사회적 참사를 딛고 일어나는데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앞으로의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위해서도 필요성이 있다고 짚었다.

29일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년이 흘렀다. 그간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제정돼 이태원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했고, 서울광장의 분향소는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부림빌딩 1층 '별들의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참사가 발생했던 해밀턴호텔 옆 골목은 1년 전 '기억과 안전의 길'이라는 이름의 추모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입구에는 '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습니다' 문구가 적혔고, 한쪽에는 사진 등 추모 작품이 담긴 빌보드가 설치됐다.

유가족들은 추모 공간이 조성된 이후 기자회견을 진행할 때 종종 이곳을 찾았다. 이달 21일 집중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도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열렸다. 당일 보라색 자켓을 입은 유가족들은 현수막을 들고 골목에 섰다.

유가족들은 "차마 마주하기 힘든 공간"이라면서도 "이곳을 찾는 분들이 잊지 않고 기억하는 소중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 이곳을 찾을 때, 이 길에서 그날의 참상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참사에 대한 추모 공간 조성이 사회가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길'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 2024.10.28. scchoo@newsis.com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성수대교를 지나갈 때도 그랫듯이 이태원 골목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비극적이고 슬픈 일이 있었다, 반복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수대교나 세월호처럼 이태원 참사가 사회에 긴 시간 동안 트라우마로 남아있기 때문에 사회가 고통을 딛고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서 기능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 9·11 추모공간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추모 공간으로 참사를 되짚어봄으로써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는 참사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보고 되돌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추모공간은 그러한 예방적 차원에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께 유가족들은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추모 메시지 낭독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전날에는 빌보드에 참사를 추모하기 위한 작품 3점이 새로 자리를 잡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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