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치코트가 사라졌다”... 간절기 건너뛰고 동장군 맞이 나선 패션계

김은영 기자 2024. 10.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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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는 트렌치코트다.

특히 등산과 야외 활동으로 간절기 상품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아웃도어 브랜드의 타격이 컸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형권훈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늦더위로 가을·겨울 상품에 대한 수요가 4분기로 이연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작년 4분기 평년보다 따뜻했던 겨울로 인해 가을·겨울 소비가 적었다. 이에 따라 올해 4분기에는 외투를 중심으로 내수 의류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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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긴 여름에 간절기 실종
3분기 상장 의류업체 실적 부진 전망
역대급 한파 예고... 겨울 장사에 희망
다운 재킷·발열 내의 판촉 경쟁 시작
지난 25일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열린 노스페이스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차은우. /노스페이스 제공

가을 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는 트렌치코트다.

길고 풍성한 트렌치코트의 허리를 벨트로 여미고 옷깃을 살짝 세우면 남성도 여성도 멋쟁이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올가을에는 트렌치코트가 사라졌다. 예년보다 길었던 더위에 간절기가 짧아진 탓이다.

◇간절기 실종에 3분기 패션업계 실적 부진 전망

2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상장사 의류업체 실적은 대부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7월 의복의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6.8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 하락했다. 8월 지수는 112.7로 4.2% 낮아졌다.

내수 소비가 둔화와 함께 날씨의 영향이 컸다. 패션 브랜드의 경우 일 년 중 가을·겨울 상품의 매출 비중이 약 6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 올해는 늦더위로 인해 통상 8월 초에 시작되는 간절기 상품 판매가 9월 중순이 넘어서야 시작됐다.

이에 업계에선 “간절기 대표 상품인 트렌치코트와 가죽 재킷이 실종됐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등산과 야외 활동으로 간절기 상품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아웃도어 브랜드의 타격이 컸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지난 22일 K2 모델 수지가 ‘골든 K95' 다운 팝업스토어를 둘러보고 있다. /K2 제공

◇역대급 한파 전망에 실적 희망 거는 패션업계

패션 업계는 올겨울 역대급 한파가 닥칠 거란 전망에 희망을 걸고 있다. 겨울 외투와 발열내의 등 방한 의류를 예년보다 빨리 출시하고 공격적인 판촉 경쟁에 나섰다. 올해 다운 재킷은 다양한 기장이 출시된 가운데, 보온성과 기능성, 활동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노스페이스는 스테디셀러인 눕시 재킷을 업그레이드한 ‘클라우드 눕시 다운 재킷’을 주력 상품으로 내놓고, 배우 차은우를 모델로 한 광고를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눕시24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도 열었다.

K2는 솜털 비율을 95%까지 높인 거위 털 다운 재킷 ‘골든 K95 베이글’을 내놓고 배우 조인성과 수지를 내세운 광고를 선보였다. 오리털이나 거위털을 충전재로 사용한 재킷의 경우 솜털이 많을수록 가볍고 보온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K2는 주력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성수동의 인기 베이글 카페 ‘코끼리 베이글’과 함께 팝업스토어도 선보였다.

데상트도 이달 21일부터 한 달간 하이엔드 테크웨어 ‘얼터레인’ 팝업스토어를 성수동에서 운영한다. 코오롱스포츠는 이달 초 경량 다운 재킷인 쿠치 다운을 시작으로 스테디셀러인 헤비다운 점퍼 안타티카 등의 캠페인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탑텐 발열내의 '온에어'. /탑텐 제공

◇‘내복 전쟁’도 벌써 시작... “4분기 외투 중심 의류 소비 반등 가능성”

‘내복 전쟁’도 이르게 시작됐다. 탑텐은 지난달 발열내의 ‘온에어’ 팝업스토어를 열고 판매에 나섰고, 이랜드 스파오와 다이소도 각각 발열내의 ‘웜테크’와 ‘이지웜’을 내놨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상품 구매 시 자체 브랜드(PB) 무신사스탠다드의 발열내의 ‘힛탠다드’를 조건부로 100원에 파는 행사를 12월 1일까지 진행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10월 들어 날씨가 싸늘해지면서 겨울용 외투 판매가 증가세를 보인다. 무신사의 스포츠 전문관 플레이어에 따르면 이달 19일부터 25일까지 외투 거래액은 직전 주와 비교해 62% 증가했다. 패션 플랫폼 29CM에선 이달 4∼17일 외투 거래액이 전월 동기 대비 88% 증가했고, 에이블리에선 이달 스웨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

형권훈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늦더위로 가을·겨울 상품에 대한 수요가 4분기로 이연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작년 4분기 평년보다 따뜻했던 겨울로 인해 가을·겨울 소비가 적었다. 이에 따라 올해 4분기에는 외투를 중심으로 내수 의류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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