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환호는 비명이 됐다…'원룸' 크기에 뒤엉킨 수백명, 충격의 그날[뉴스속오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그날 이후 매일의 삶이 장례식이 됐다.""10월이 되면 언제라도 문을 열고 올 것만 같은데."(이태원 참사 유족의 말.
2년 전 그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은 비명으로 가득했다.
진상 규명, 피해자 보상, 재발 방지 등을 다룬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지난 5월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날 이후 매일의 삶이 장례식이 됐다."
"10월이 되면 언제라도 문을 열고 올 것만 같은데……."
(이태원 참사 유족의 말.)
2년 전 그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은 비명으로 가득했다.
2022년 10월29일 토요일밤, 핼러윈데이를 이틀 앞두고 축제를 즐기려는 10만여명의 인파가 이태원에 몰렸다. 좁다란 골목 오르막길에 수많은 사람이 몰려들면서 발걸음을 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넘어진 사람들이 한꺼번에 쓰러지고 이들이 겹겹이 뒤엉키면서 거리는 한순간에 아비규환이 됐다. 사람들 아래로 깔리거나 사람들 사이에 끼어 꼼짝 못 하는 상황이 되면서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159명 사망…세월호 이후 최악의 참사
압사 사고로 159명이 사망하고 195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역대 최대 인명 피해였다. 서울만 기준으로 보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159명 중 102명이 여성이었다. 남성(57명)의 두 배, 전체의 64%였다. 극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고 버틸 힘이 약한 여성들이 인파에서 빠져나오지 못해서다.
사망자 대부분은 젊은 층이었다. 20대가 106명(66.67%)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30명(18.87%), 10대 13명(8.18%)으로 뒤를 이었다. 중·고등학생 희생자도 포함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태원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외국인 사망자도 많았다. 모두 26명의 외국인이 목숨을 잃었다.
5.5평 원룸 크기 공간에서 수백명 뒤엉켜
사고는 해밀톤호텔 옆 좁다란 골목에서 집중 발생했다. 이 골목은 길이 40m, 폭 3~4m 불과한 길이었는데 중간쯤 18.24㎡(약 5.5평)의 좁은 공간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원룸 크기 면적에 불과한 이곳에 수백명이 뒤엉켰는데 길 한쪽이 외벽이라 피할 공간이 전혀 없었다.
사고는 밤 10시15분쯤 발생했다. 3시간40분 전쯤부터 112 신고가 쏟아져 들어왔다. 첫 신고자는 오후 6시34분쯤 "골목에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들어 압사당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난리가 났다", "사람들이 길에 쓰러지고 압사 당하고 아수라장이다" 등 비슷한 내용으로 신고 전화를 걸었다. 경찰의 통제를 요청하는 전화도 잇따랐다. 수화기 너머로 비명도 들렸다. 경찰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비판이 나왔다.
참사는 누구 책임...? 무죄 판결 잇따라
사고로 책임자들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관할 경찰서 수장이었던 이임재 서울 용산경찰서장은 1심에서 금고 3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어느 정도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봤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령상 다중군집으로 인한 압사 사고가 재난 유형에 분리돼있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서울 치안 최고 책임자였던 김광호 전 청장을 비롯한 서울경찰청 관계자들도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휘·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2년 지났지만 치유되지 않은 아픔…특조위 활동 첫발
진상 규명, 피해자 보상, 재발 방지 등을 다룬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지난 5월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그리고 지난달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유가족의 상처는 깊고 깊었다. 최근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시민추모대회에서는 추모의 의미를 담은 보랏빛 물결이 일었다. 주최 측 추산으로 5000여명이 참석했다.
사람들이 비정상적으로 북적이는 건 좀처럼 보기 어렵게 됐다. 핼러윈 시즌에도 서울 번화가는 과거에 비해 여유로웠다. 경찰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이태원 참사가 남긴 교훈이라면 교훈이다.
참사가 벌어진 이태원 골목 안쪽에는 "부디 그날 밤을 기억하는 모두의 오늘이 안녕하길 바란다"는 문구를 담은 포스터가 붙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김병만 "재혼인 전처, 이혼 거부해 소송…양자 양육비도 줬는데" - 머니투데이
- '33살에 자궁암 진단' 초아 "허리 못 펴고 엉금엉금…회복 중" - 머니투데이
- 이 정도면 '슈돌의 저주?'…'불륜' 강경준에 '업소' 최민환까지 - 머니투데이
- 이홍기와 달리 침묵?…이재진, '업소 논란' 최민환 언급 안했다 - 머니투데이
- 정대세 이혼 막아준 친형…명서현에 무릎 꿇고 "다 내 책임" - 머니투데이
- "트럼프 컴백은 양날의 칼…남북긴장 해소·대중압박 혜택 기대" - 머니투데이
- 자존심 굽힌 삼성전자, TSMC와도 손 잡는다…파운드리 '어쩌나' - 머니투데이
- "14조원 안 내면 주한미군 철수"…트럼프 컴백, 상·하원 싹쓸이 땐 악몽 - 머니투데이
- "주민들 연 80만원 넘게 준대"…이 섬에 사람들이 몰려왔다 - 머니투데이
- 5000만원만 내고 세금 '나몰라라'…'저승사자' 국세청도 쩔쩔매는 이유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