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형 금통위원 "내수 회복 더뎌서 금리 내린 것 아냐"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내수 회복이 더디기 때문에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하' 의견을 낸 것은 아니다"라며 "자체 개발한 선행지표상 (가계부채의) 안정화 증거가 충분했다"고 밝혔다.
한은의 실기론과 관련해선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들의 단순한 견해"라며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위원은 지난 8월 금통위에서는 '동결' 의견을 냈지만 10월에는 '인하' 의견을 냈다. 10월 금통위는 금통위원 1명의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과반수 결정으로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내리며 3년2개월 만에 기조전환했다.
이 위원은 지난 10월 금통위 때부터 자체 개발한 가계부채 선행지표를 통화정책 결정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선행지표는 이 위원이 직접 개발한 것으로 내부적으로 참고하는 단계다.
이 위원은 "가계부채는 주택거래량과 상관관계가 있는데 느리면 한 달 뒤 집계되기 때문에 지금처럼 시장이 급변할 때는 계약일과 가까운 거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데이터와 패턴이 다르기보다는 선행성이 담보되는 지표를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시장 과열이)식을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선행지표상 안정화 증거가 충분했기 때문에 (금리를) 움직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기 의견을 말할 순 있지만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들의 단순한 견해"라며 "'김연아 선수에게 왜 은메달을 땄냐'고 비난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어 "내수에 방점을 두더라도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금리인하로 해결되기는 어렵다"며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실기론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으로 과거처럼 내수 활력을 올리길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좋은 약이 개발된다 해도 감당하는 체력이 돼야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며 "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는 통화·재정정책을 운영하는 데 여지가 줄어들고 외부 충격이 왔을 때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3분기 GDP(국내총생산)에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과 관련해선 "일시적 충격에 의한 조정인지 중장기적으로 충격이 지속될지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이 달라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분석을 더 해봐야 하지만 1차 분석으로는 지속적인 충격보다 일시적 충격을 받았다는 평가가 설득력 있다"고 했다. 11월 금통위 결정과 관련해서는 "그 시점에 정보를 최대한 모아서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위협하는 등 변동성을 키우는 것과 관련해선 "수준이 적절한가에 대한 판단은 적절하지 않지만 유동성 부분에서 볼 땐 여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실물에 영향을 줄 만큼 걱정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미국 대선 등 외부적 요인이 많기 때문에 괜찮은 수준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위원은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기간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들을 만나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금통위원이 IMF(국제통화기금)·WBG(세계은행그룹) 합동 연차총회에 방문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위원은 선진국 여성 중앙은행 총재·금통위원 모임에도 초청받아 글로벌 금융경제 상황을 논의했다.
워싱턴D.C.(미국)=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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