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이 놓쳐버린 건 태극마크 ‘그 이상’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24)이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아쉽게 가을야구를 끝냈다.
원태인은 지난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2.1이닝 6안타 3볼넷 2삼진 6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경기 후 병원 검진을 받은 원태인은 우측 어깨 관절 와순 손상이 관찰 되는 등 어깨 부상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재활 기간은 4~6주까지 나왔다. 원태인은 4차전을 마지막으로 올시즌을 마감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원태인이 내건 목표도 소박했다. 바라는 건 단 하나, ‘건강’이었다. 그는 “올해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데뷔하고 나서 다치지 않고 꾸준하게 던진 것 자체로 인정을 받는 것 같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부상 없이 시즌을 소화하는게 내가 해야할 숙제”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세개의 국제 대회를 뛰었음에도 올시즌에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선발진을 지켰다.
오히려 예년보다 더 가파르게 승수를 쌓았고 약점 중 하나로 꼽혔던 후반기 체력 문제도 극복하며 데뷔 후 가장 많은 승수인 15승(6패)를 올리며 다승왕을 차지했다. 그의 ‘건강함’을 증명할 수 있는 타이틀을 하나 가져온 것이다.
원태인의 활약으로 삼성은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해 3년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원태인은 플레이오프에서도 2차전에 등판해 6.2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호투를 하던 중 비로 경기가 멈췄지만 원태인은 스스로 큰 무대에서도 강한 투수임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사실에 의의를 뒀다.원태인은 “3년 전 KT와의 1위 결정전도 그렇고 큰 경기에서 몇 번 던져봤지만, 포스트시즌이라는 무대는 다르니까 이런 경기에서 증명해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다행히 큰 경기에도 강하다라는 이미지를 모든 분들에게 증명해보일 수 있어서 뿌듯하다”라고 했다.
“언제든 던질 수 있다”던 원태인은 부상 때문에 더는 호투를 이어가지 못했고, 이제 치료에 전념해야한다.
스스로 자랑거리로 여겼던 태극마크도 달지 못한다. 원태인은 프리미어12 예비 엔트리에 포함되어 있었다. 아직 확정된 엔트리는 아니었지만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구상에 원태인은 포함되어 있었다.
원태인은 태극마크에 대한 욕심이 적지 않았다.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발탁을 앞두고 “국제 대회를 경험하다보니까 국가대표라는 자리를 빼앗기기 싫었다”라며 “그 자리를 내놓기 싫어서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원태인은 당연히 시즌을 마치고 프리미어12에서도 열심히 뛸 각오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쉬움을 털고 다음 시즌을 바라봐야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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