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넘게 벌어도 팍팍" 화난 직장인 우르르…사전투표 30분 줄 섰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10. 29. 04: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물가를 지금처럼 말 그대로 어마어마하게 올린 건 현 정부 사람들이에요. 열심히 일해도 저축을 하거나 집을 살 수 없다는 현실에 너무 화가 납니다. 오늘 반드시 도널프 트럼프에게 투표할 겁니다."

미국 동부시간 일요일인 27일 오후 1시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리버베일 타운 양로원에 마련된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31세 숀 씨는 지지후보 공개를 꺼리지 않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사전투표 현장

"물가를 지금처럼 말 그대로 어마어마하게 올린 건 현 정부 사람들이에요. 열심히 일해도 저축을 하거나 집을 살 수 없다는 현실에 너무 화가 납니다. 오늘 반드시 도널프 트럼프에게 투표할 겁니다."

27일(현지시간) 찾은 뉴저지주 리버베일 사전 투표소는 각자의 대선 후보 지지의사를 나타내기 위해 몰려든 유권자들도 인산인해를 이뤘고 줄을 선 상태에서 투표까지는 최소 30분 이상이 걸렸다. /사진= 박준식 기자

미국 동부시간 일요일인 27일 오후 1시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리버베일 타운 양로원에 마련된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31세 숀 씨는 지지후보 공개를 꺼리지 않았다. 뉴욕주와 뉴저지주는 전날인 26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적잖은 이들이 '샤이 트럼프'인 것과 달리 젊은 근로자인 그는 '정권 심판론'을 당당하게 드러냈다.

뉴저지주는 민주당의 지지기반으로 꼽힌다. 뉴욕 인근에 있어 맨해튼 출퇴근자가 많아 고소득자들이 거주하는 타운이 즐비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한 해 10만 달러(1억 3870만원) 이상을 버는 근로자들의 삶마저 피폐하게 만들었다. 세금, 집세 등을 빼면 남는 게 2000~3000달러(277만~415만원) 수준인데 식비 등도 크게 올라 맞벌이를 하지 않고는 아이 하나 키우기도 벅찬 것이 최근의 현실이 됐다.

2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리버베일 투표소 정문에는 한인 유권층을 배려한 한글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사진= 박준식 기자

이날 투표소로는 유권자들을 태운 자동차가 밀려들고 있었다. 투표소 행정 임무를 맡은 백발의 봉사자는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워낙 박빙인 상황이라서 그런지 체감상 4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소로 밀려들고 있다"며 "최소 30분 이상 기다려야 투표가 가능하며, 현장 얘기를 들어보면 이번엔 공화당 지지자들도 상당수 사전투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플로리다대학교 선거연구소는 이날 오후 기준 미국 전역에서 4100만명 이상이 사전투표를 마쳤다고 보고했다. 우편투표가 2100만건이고 현장 사전투표가 약 2050만건이다. 4년 전 대선 투표율이 120년 만에 최고치인 67%이었지만 이번엔 이를 넘어설 거란 예상도 나온다.

흥미로운 점은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깨질 분위기라는 것이다. CNN 조사 결과 26개주 데이터에서 현재까지 공화당 성향 유권자의 32%가 사전투표를 했는데 이는 4년 전(27%)보다 5%포인트(p) 높은 수치다. 반대로 민주당 성향 유권자는 42%가 사전 투표를 해 지난 대선(47%)보다 비율이 5%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뉴저지주 리버베일 투표소에는 거동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지인이나 가족들의 도움과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서라도 투표권을 행사하려는 노년층도 적잖았다. /사진= 박준식 기자

투표소에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나온 50대 남성은 "해리스를 지지하며, 트럼프가 암살 시도에서 살아났지만 그의 가족들이 공화당 전당대회를 마치 가족잔치처럼 만드는 것에 절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래 공화당 지지자이지만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시절 대법원을 우경화하여 사회를 후퇴시키는 것을 목격하고는 그의 재임은 재앙이 될 거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의 말처럼 양당의 정책이나 후보들의 장점을 가리기보다는 이른바 차악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흐르고 있다. 다만 사전투표 열기를 감안하면 이번 선거에서는 정치 불신에 따른 기권표가 예상보다 많지 않을 거란 기대도 나온다. CBS가 지난 25일까지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락을 정할 경합주에서 해리스와 트럼프 지지율은 50% 대 50%로 갈렸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