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편의점 단골 된 5060

이연섭 논설위원 2024. 10. 2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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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5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세븐일레븐 1호점이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편의점이다.

여기서 편의점의 상징인 삼각김밥을 처음 출시했다.

세븐일레븐 올림픽점으로 불리는 이 편의점은 지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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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섭 논설위원

1989년 5월,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세븐일레븐 1호점이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편의점이다. 여기서 편의점의 상징인 삼각김밥을 처음 출시했다. 세븐일레븐 올림픽점으로 불리는 이 편의점은 지금도 있다.

편의점 붐이 일어난 건, 1992년 MBC 미니시리즈 ‘질투’ 덕분이다.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던 최수종·최진실이 극 중에서 컵라면과 김밥을 먹으며 편의점에서 데이트를 했다. 깔끔하고 세련돼 보이는 가게에서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즉석에서 먹는 것 자체가 센세이션이었다.

1990년대 편의점이 들어설 때는 주로 젊은층이 이용했다. 젊은이들의 맞춤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당시 ‘편의점은 젊은층이 많이 가고, 구멍가게는 노년층이 많이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편의점은 세월 따라 크게 변화했다. 초창기만 해도 편의점은 도시의 산물이라 여겼지만 이젠 농어촌에도 편의점이 엄청 많다. 시골 구멍가게들이 편의점으로 전환돼 ○○상회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만5천여개에 이른다. 도시의 골목 곳곳에 포진한 편의점들은 과포화로 과열 경쟁이 우려될 정도다.

편의점은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제 편의점은 물건만 구매하는 곳이 아니다. 이곳에서 놀고 즐기고, 택배를 보내고, 은행업무까지 가능한 생활플랫폼으로 진화했다.

편의점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성비’를 생각한다. 삼각김밥, 컵라면, 도시락, 초저가 커피, 네 캔에 1만원 맥주, 1+1이나 2+1 행사, 제휴통신사 할인까지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이벤트도 많다. 고객 연령대가 다양해졌다. 10대들이 하굣길에 들러 컵라면 먹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요즘 가장 많이 늘어난 고객은 50~60대다. 고령화에 물가까지 급격히 오르면서 편의점 도시락이나 빵, 우유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려는 중장년층이 크게 늘어서다. 점심시간 즈음엔 5060 고객이 끼니도 해결하고 담소도 나누다 가는 동네 사랑방이 된다.

지금의 중장년층은 젊은 시절부터 30년 넘은 편의점 변천사를 지켜봐 온 고객들이다. 50·60대가 편의점 단골이 돼 도시락을 먹고 빵으로 식사를 때우는 풍경이 조금 쓸쓸해 보인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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