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생명·평화 교육하려 우포늪 복원 결심”

박상현 기자 2024. 10. 29.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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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 한일 국제환경상]
한국 수상자 - 이인식 우포자연학교 교장

경남 창녕군 우포자연학교는 2008년 농산물 집하장으로 쓰던 660㎡ 크기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환경 서적 3000여 권이 빼곡히 꽂혀 있다. 누구나 책을 꺼내 어디서나 읽을 수 있고, 환경 교육이 열리는 강의실과 영상실도 있다. 학교 옆에는 야생동물을 위한 먹이 터가 있다.

이 학교를 만든 이인식(71) 교장은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을 계기로 환경운동에 뛰어들었다. 페놀 피해 사례를 수집하던 그는 이 사태의 본질이 ‘늪의 실종’에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고 한다. 자연에 존재하는 정화 장치인 늪의 기능이 망가지면서 오염 물질이 상수원으로 곧바로 흘러든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늪의 복원’에 투신하기로 한 순간이었다.

-습지 복원에 그치지 않고 환경 교육에도 주목했다.

“1996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람사르협약(습지 보존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협약) 총회에 참석했다. 그때 숲속 자연 학교를 통해 학교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를 모두 치유하는 유럽의 프로그램이 소개됐다. 자연 학교에서 아이들이 생활하며 폭력성을 지우고,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생명 평화 교육을 하려면 일단 습지부터 복원해야 했다. 우포 늪과 순천만, 봉암 갯벌 살리기가 시작됐다.”

-따오기 복원에도 힘쓰고 있다.

“습지를 복원한 데 이어 멸종 위기종인 따오기를 복원해 생물 서식지를 확대하고자 했다. 기후 위기라는 사회적 문제는 생물 다양성 증진과도 연결돼 있다. 1980년대 야생에서 단 7마리만 발견됐던 따오기를 현재 1만마리까지 복원한 중국 사례가 우리나라에서도 통할 거라 생각했다. 습지·생물 복원의 중요성을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교육하고 있다.”

-환경을 주제로 한 국제 교류도 활발하다.

“2003년부터 우포늪 지역 학생들과 일본 후지마에 갯벌 지역 학생들이 격년으로 한국의 습지와 일본의 갯벌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늪과 갯벌이라는 생명의 보고를 보전하는 일이 세계 모두의 과제임을 어린 시절부터 보고 자랄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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