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노래야, 내 머릿속에서 제발 나가줘
오는 17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들이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노래 ‘아파트’(로제·브루노 마스)와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다. 중독성 있는 가락에 후렴구 ‘아파트’가 60차례 반복되는 이 노래는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아 일선 학교에서 ‘수능 금지곡’으로 불린다. 노래가 마치 환청처럼 귓가에 자꾸 들리는 현상인 ‘귀벌레 증후군’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용인 백현고 3학년에 재학 중인 문정선(18)양은 “아파트를 들은 뒤 노랫말이 자꾸 떠올라 학교 수업 시간 내내 흥얼거리고 있다”며 “수능 영어 듣기평가에 지장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 A씨는 “자녀가 고3인데 몇 주째 노래가 계속 떠올라 힘들어한다”며 “어쩔 수 없이 정신과에서 신경 안정제를 처방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귀벌레 증후군이 수험생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학계의 지적도 있다. 제임스 켈라리스 미국 신시내티대 교수는 전 세계 인구의 98%가 귀벌레 현상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귀벌레 증후군이 수면 장애를 심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튜브에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를 잊을 수 있게 도와주는 ‘귀벌레 지우개’ 영상까지 등장했다.
과거에도 이런 중독성 있는 노래들이 ‘수능 금지곡’으로 불리곤 했다. 이정현 ‘바꿔’(1999), 원더걸스 ‘텔미’(2007) SS501 ‘유알맨’(2008) 샤이니 ‘링딩동’(2009) 등 아이돌 노래와 동요 ‘상어가족’(2016), ‘에듀윌’의 광고 CM송 등이 대표적이다. 1993년엔 김건모의 ‘어떤 기다림’의 ‘하얗게 지우려 했지만’ 가사가 ‘아파트’ 못지않은 중독성을 보여줬다.
김건모의 ‘어떤 기다림’(1993)이 94년도 수능 금지곡으로 꼽혔었다. 가요계 관계자는 “귀에 쏙 들어오는 가사를 반복해 중독성 강한 훅(귀에 걸리는 구절)을 완성하는 작사·작곡 전략을 구사하곤 한다”고 했다. ‘썬연료’ ‘여명808′ ‘앞뒤가 똑 같은 전화번호 대리 운전’ 등도 같은 원리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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