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 흔들리는 한국 경제

김정훈 기자 2024. 10. 29.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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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참패로 日정국 불안, 엔화 약세에 원달러 환율 1400원 육박
트럼프 “반도체 보조금 왜 주나” 美에 투자한 국내 기업 타격 우려

일본 연립 여당의 과반 확보 실패와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국제 정세의 급변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며 한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장 초반 1391.5원까지 오르며 1400원 선을 위협했다가 전 거래일보다 3.7원 내린 1385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한 달 동안에만 77원 상승(원화 가치는 5.8% 하락)했다. 주요국 통화 가운데 원화 가치 하락 폭이 일본 엔화(-5.9%) 다음으로 컸다. 환율은 그 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화 가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재정 지출 확대,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공언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시 수혜를 볼 자산에 투자하는 것)’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이끄는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27일 총선에서 과반을 달성하지 못한 ‘이시바 쇼크’도 한국 경제에 부담이다. 로이터통신은 “고물가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로 민심이 여당에 등을 돌린 선거 결과”라며 “올해 안에 일본 기준 금리 추가 인상은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엔화 가치의 약세는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악재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중동 불안도 달러 강세,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미 대선 결과에 한국 반도체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을 앞세워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유치하려는 현 바이든 정부와 달리, 트럼프는 해외 반도체 기업에 대한 보조금을 없애고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25일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해외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 10센트도 줄 필요가 없었다. 관세를 아주 높게 매기면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 와서 돈을 안 받고도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 정부의 ‘칩스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고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의 투자 전략은 수정될 수밖에 없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새 정부 반도체 정책에 따라 전 세계 기업들이 투자 전략을 새로 짜야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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