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찬바람… 주상복합 지을 땅 ‘애물단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24일 경기 하남시 천현동 ‘하남교산지구 주상복합용지 6′ 분양에 나섰지만, 땅을 사겠다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1만3676㎡(약 4137평) 규모인 이 땅에는 아파트 348가구와 함께 상업 시설(20%)을 반드시 지어야 한다.
하남교산지구는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 3기 신도시 중 수요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곳이다. 이번에 LH가 공급한 부지는 인근에 지하철 3호선 연장선(송파하남선) 정거장 설치도 확정돼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도 작년 11월부터 진행된 4번의 입찰에서 모두 유찰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입지 자체는 괜찮지만, 상업 시설을 같이 짓는 조건이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며 “요즘 상가 분양이 워낙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교통·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수도권 택지 지구에 공급되는 주상복합용지들이 상가 경기 침체 장기화에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강남 타워팰리스, 목동 하이페리온, 분당 파크뷰 등 초고층 주상 복합들은 도심 한복판 입지와 풍부한 상업 시설 덕분에 지역 랜드마크로 떠오르며 큰 인기를 끌었다.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2020~2021년만 해도 GTX 같은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의 주상복합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건설사 간 경쟁이 치열했지만, 최근엔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를 찾기 어렵다. 28일 LH에 따르면, 올해 LH가 공급한 주상복합용지 6곳 가운데 4곳이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주상복합용 땅을 반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1~7월 해약된 공동주택용지 17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곳이 주상복합용지다. 경기 화성 동탄2(5개 필지)·병점복합타운(2개 필지), 파주 운정3(2개 필지), 양주 회천(1개 필지) 등 모두 수도권이다.
최근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상가 수요가 줄고, 신도시에서 상가 공실률이 치솟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수도권 주요 신도시의 집합 상가 공실률은 남양주 다산 14.5%, 김포 한강 8.9%, 하남 미사 6.1%, 위례 5.7% 등으로 나타났다. 주상복합용지는 10~20%를 반드시 상업 시설로 채워야 하기 때문에 상가 분양에 실패하거나 임차인을 찾지 못하면 손실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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