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의 타격감 김선빈, KS MVP 등극…“키 작아 한계 있다는 편견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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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입단했을 때 키가 작아서 안 된다, 너는 한계가 있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는데, 오늘 이것(MVP)을 받아서 그 편견을 깬 것 같습니다."
기아가 4차전에서 9-2로 대승을 거뒀는데, 그 시작점에 김선빈의 안타가 있었다.
그는 "지금 프로야구 선수 중에서 키 작은 선수들이 많다"며 "야구라는 스포츠가 신체조건이 중요하지만, 제가 처음 프로에 입단해서 그러한 편견을 깬 게 (프로를 희망하는) 선수들에게 큰 용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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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입단했을 때 키가 작아서 안 된다, 너는 한계가 있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는데, 오늘 이것(MVP)을 받아서 그 편견을 깬 것 같습니다.”
‘작은 키’는 프로에 데뷔한 김선빈(35·기아 타이거즈)의 성장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매번 입에 올리는 단어 중 하나였다. 야구 선수로서는 단신(165㎝)인 그는 프로 생활 내내 신체적인 불리함을 극복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했고 마침내 가을야구 마지막 무대에서 최정상에 섰다. 그는 절정의 타격감으로 한국시리즈를 지배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김선빈의 한국시리즈 무대는 2017년 이후 7년 만이었지만, 방망이는 더 매서워졌다. 당시에도 두산 베어스를 만나 14타수 5안타 타율 0.357로 선전했는데,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5경기 동안 17타수 10안타(타율 0.588)로 기량을 더 끌어 올렸다. 김선빈은 경기가 끝난 뒤 “2017년에 좋은 성적을 냈지만, 그때보다 올해 우승한 게 더 큰 감동이다. 그때는 나이가 어렸지만, 지금은 고참이라 그런지 (심적으로) 더 울컥했다”고 말했다.
김선빈의 타순은 이번 시리즈를 관통하는 열쇳말 중 하나였다. 이범호 감독은 “김선빈을 어떤 자리에 배치하느냐가 이번 시리즈에서 중요하다”는 말을 했는데, 김선빈은 1차전 2회말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홈런성 타구를 시작으로 타격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비록 홈런으로 이어지진 못했지만, 상대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3루타였다. 그는 4회말에는 원태인과 10구까지 이어지는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 출루하기도 했다.
매 경기 출루해 상대 투수를 괴롭혔던 그를 살펴본 이 감독은 타순을 대폭 끌어올렸다. 1∼3차전까지는 6번에 머물다 4차전부터 2번으로 올라섰다. 3번 타자 김도영부터 시작되는 중심 타선이 대량 득점을 뽑아낼 수 있도록 공격의 마중물 역할을 맡았다.
이범호 감독의 이러한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4번 타자 최형우가 허리 통증으로 결장했던 4차전(26일)에 2번으로 올라서 삼성의 선발 투수 원태인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회초와 3회초 모두 안타로 출루해 공격의 물꼬를 텄다. 기아가 4차전에서 9-2로 대승을 거뒀는데, 그 시작점에 김선빈의 안타가 있었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우승까지 단 한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도 김선빈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그는 28일 홈구장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5차전에서 4타수 2안타로 시리즈 전 경기 출루를 완성했다. 또 기아가 1987년 이후 37년 만에 안방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낸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거듭났다. 광주가 고향인 그는 “챔피언스필드에서 우승한 게 (제게는) 의미가 너무 크다”며 힘주어 말했다.
체구가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와 비슷해 ‘무등산 메시’라는 별명을 얻은 김선빈은 이제 프로 선수를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그는 “지금 프로야구 선수 중에서 키 작은 선수들이 많다”며 “야구라는 스포츠가 신체조건이 중요하지만, 제가 처음 프로에 입단해서 그러한 편견을 깬 게 (프로를 희망하는) 선수들에게 큰 용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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