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협·전공의협, 지금 ‘카톡 설전’이나 벌일 때 아니다
의사협회 임원진과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최근 ‘한밤 카톡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택 의협 회장이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서울시의사회 간부를 고소했는데, 임 회장이 고소 취하 명목으로 5만원짜리로 1억원을 요구했다는 녹취록을 놓고 두 세력이 거친 설전을 벌였다는 것이다. 현금 1억원 요구에 대해 의협은 “실제로 돈을 달라는 의미가 아니었다”고 해명하지만 의사들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지금 의정 갈등이 8개월을 넘어가면서 중환자와 현장 의료진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남은 의료진은 지칠 대로 지쳤고 상당수 병원은 응급실까지 제한 운영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의료 현장만 아니라 의대생 유급·휴학 문제, 전공의 1년 공백 문제 등 점점 심각해져가는 의료계 현안들도 한둘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정 갈등의 양대 핵심 단체인 의협과 전공의협 지도부들이 한밤에 카톡으로 ‘파워 게임’이나 벌이고 있다는 소식에 절망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의협과 전공의협은 이번 입시의 의대 증원을 원점으로 돌리라는 요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수시 원서 접수가 끝났고 수능이 20일도 남지 않았는데 불가능한 양보를 고집하는 이유와 배경을 이해할 수가 없다. 대한의학회, 의대협회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입장을 밝혔지만 키를 쥔 의협과 전공의협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시작도 못 하고 있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대화해야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두 단체 지도부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로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도대체 두 단체 지도부가 문제를 풀 의지는 갖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들이 전공의와 의대생의 미래까지 볼모로 잡고 내부 싸움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의협 회장은 현재 40% 이상 대의원이 불신임안에 동의하면서 탄핵 위기에 놓였고, 사직 전공의들도 새로운 전공의 단체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대화조차 거부한 채 자리싸움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려면 차라리 자진 사퇴하고 새로운 지도부에 권한을 넘기는 것이 그나마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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