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시즌 우승' 성공시대 개막, 이범호 감독 "내년에 다시 이 자리 서겠다" [KS 우승 인터뷰]

광주=안호근 기자 2024. 10. 2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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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광주=안호근 기자]
KIA 선수들이 28일 KS 5차전 승리 후 우승을 확정한 뒤 이범호 감독(위)을 헹가래 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2017년 선수로, 7년 뒤 감독으로 다시 한 번 KIA 타이거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범호 감독 이끄는 KIA는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역대 12번째 정상에 올랐다.

1983년 시작된 타이거즈의 'KS 불패신화'는 이번에도 이어졌다. 1987년 이후 무려 37년 만에 안방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할 수 있어 더욱 뜻 깊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이범호 감독은 감독 첫 해 통합 우승을 한 최연소 두 번째 (42세 11개월 3일)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최연소 기록은 선동열 감독(42세 9개월 9일)이 갖고 있다.

또 취임 첫 해 통합 우승을 수확한 건 선동열(2005년), 류중일(2011년·이상 삼성)에 이어 3번째이다. 더불어 김태형(OB-두산), 김원형(SK-SSG)에 이어 선수와 감독으로 한 팀에서 우승을 차지한 감독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투수 정해영(왼쪽)과 포수 김태군이 격한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다음은 이범호 감독과 일문일답
- 총평
팀을 맡아서 힘든 시기도 있었고 좋은 시기도 있었는데 마지막에 너무나도 좋은 상황에서 우승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팀 전체와 많은 팬분들, 우리를 멀리서 응원해주시던 많은 분들게 감사인사 드리고 싶다. 우승했지만 이제 시작이니 내년에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

- 부임 당시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팀 맡을 때 충분히 2년 안에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맡았다. 팀 전력은 어느 팀보다 좋다고 생각했고 우승 타이틀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선수들도 마찬가지였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 팀 자체가 젊은 선수들도 많고 고참들도 능력이 출중한 선수가 많아 올 시즌 끝나고 잘 마무리해서 내년에도 이 팀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 선수 때와 차이는
우승하니 다 좋은데 홈에서 하니 너무 좋다. 항상 서울에서 많이 했는데 광주 팬분들은 우승하는 걸 직접 지켜보지 못했기에 여기서 우승을 이뤄드리고 싶었는데 그 목표를 이뤄 너무 기쁘다.

- 초반에 5실점하고 위기도 있었는데
막으면 충분히 승산 있다고 생각했다. 삼성이 부상도 나오고 투수들이 많이 없었다. 도현이 올리고 필승조 바로바로 붙이면 따라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많은 기회 있었지만 2아웃에서 기회가 걸려 긴장도 되고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준 결과 우승을 할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

- 정규시즌 때 가장 위기는 언제였나
선발 투수들이 빠졌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야수들은 9명에서 1명이 빠지는 것이기에 잘 아우르면 언제든지 좋은 선수는 한 명이 나올 수 있고 전력이 강해 1명은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선발은 100구 가까이 던져야 하고 어느 정도 막아줘야 하기에 불펜 투수 과부하도 왔다. 황동하와 김도현을 선발에 넣어야 할 때가 가장 위기였다. 의리가 안 좋고 영철이도 허리 아프고 하는 등 고민 했는데 공백을 메워줘 1위를 지키면서 통합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특별히 잘해준 선수
모든 선수 잘해줬지만 김도영 선수가 잘해주면서 변화할 수 있었다. 김도영이 나오지 않았다면 젊은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뎁스가 되기 어려운데 다른 선수들에게도 시너지가 생겼다. 고참들도 잘 해주면서 좋은 팀이 될 수 있었다. 도영이처럼 젊은 선수들이 분발해줘 젊은 선수들이 나타나주면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영이가 나타나준 게 가장 고마운 부분이다.

- 곽도규의 성장세도 놀라웠는데
젊은 선수들 어떻게 크냐에 따라 팀이 달라진다. 도규나 영철이 도영이, 해영이까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단계다. 더 무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규도 개막전에 올릴 때 이 선수 하나만 필승조에 잘 붙어줘 4,5명 필승조가 있으면 충분히 우승하겠다고 생각했고 어려운 상황에 올려봤는데 큰 간을 갖췄다는 걸 느꼈고 잘 성장해줬다. 중간에 좋은 선수가 배치돼 선발의 어려움 있었어도 불펜으로 잘 버텨나갈 수 있었다.

- 어떤 젊은 선수들에 기대하나
도현이나 동하가 있고 영철이도 허리가 안좋았지만 밸런스 적으로 그렇고 큰 부상은 아니다. 현종이도 이닝수만 줄여주면 그래도 선발 자리에선 아직 괜찮다고 생각한다. 내년 중순 이의리도 들어오면 불펜도 강하고 선발도 충분히 갖췄다고 본다. 신인이나 퓨처스에서 성장하는 선수가 나오면 충분히 팀은 강해질 수 있다.

- 김태군 1표 차이로 MVP 놓쳤는데
그래서 그런지 옆구리 찌르면서 팀 MVP는 없냐고 물어보더라. 볼 배합도 잘해주고 타격도 잘해줬다. 선빈이나 마찬가지로 KS에서 잘해줘 충분히 팀으로선 MVP 감이라고 생각한다. 위로를 잘 해주고 달래주겠다.

이범호 KIA 감독(왼쪽)이 28일 KS 5차전 승리 후 우승을 확정한 뒤 양현종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타이거즈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했는데
(선수 시절) 솔직히 KIA에 올 줄 알았다 광주에 오면 잘 쳤다. 이름이 호랑이인데 왜 광주에 안오냐고 말해주셨다. 잘하면 팀이 나를 이름 때문에라도 부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나도 좋은 구단에 올 수 있었다. 힘들어서 일본에서 외롭게 있던 나를 찾아와 주시고 스카우트 해주셨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많은 분들이 프런트에 계셔서 올 수 있었고 너무나도 성대한 우승시켜주시고 감독까지 맡아 우승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큰 감흥이 있다. 앞으로 KIA를 위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선수들이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잘 할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좋은 팀 만들어 멋진 팀으로 이번 계기로 더 노력하겠다.

- 다음 목표는?
감독하면서 우승 목표로 시작하겠지만 14년 동안 몸담으면서 좋은 팀으로 만드는 게 나의 길이라고 생각하고 연수가서 공부도 했고 많은 걸 배워와서 전수해주는 사람이 되자고 지도자생활을 시작했다. 팀 자체가 내가 감독 맡으면서 영광스럽게도 너무나도 큰 변화가 생겼고 우승 타이틀을 안겨줘 선수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매번 똑같다. 우승 목표로 달리지만 선수들이 하나하나 성장하는 걸 보는 게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다. 우승으로 가기 위해 많은 선수들이 해보고 싶은 선수들, 못해봤던 선수들을 데리고 우승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

- 박찬호가 가장 많이 울었는데 이끌어온 감독으로서 남다르겠다
찬호의 플레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건들대는 모습도 있지만 플레이에 있어 박찬호처럼 매일 경기를 뛰어주는 선수는 많지 않다. 아픔이 있어도, 힘든 시기가 있어도 뛸 수 있는 마음 갖춘 선수가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찬호는 우리 팀에서 그런 면에서 가장 큰 그릇을 가진 선수다. 박찬호가 저와 있으면 안 좋은 모습도 조금씩 없어질 것이다. 올 시즌에 찬호가 원했던 야구할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에서도 많이 도와줬다 내년엔 더 멋진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찬호 많이 사랑해달라.

- 부임할 때 생각을 잘 지킨 것과 못지킨 것은?
너희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했다. 그건 잘 지킨 것 같다. 앞으로도 그런 사람이 될 것이고 선수들이 감독 때문에 눈치보고 못하는 분위기는 없어지도록 일을 해야할 것 같다. 그러다보면 길량 못 펼치고 그만두는 선수들도 많은데 그걸 다하고 그만두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젊은 선수들이 더 성장하는데 보탬이 되는 지도자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 스승님에 대한 생각도 날텐데
많은 분들이 전화도 주시고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 어떤 분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저와 함께 선수생활하고 감독관을 만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 왕조를 만들기 위해선
선수들이 자만에 빠지지 않고 내년엔 우승을 하고 싶다는 간절함 만들어내는게 감독의 역할이다. 올 시즌 우승은 끝난 것이고 다시 우승하도록 만드는 게 감독의 중요한 역할. 왕조는 굉장히 힘든 것이고 그런 말 쓰는 게 어려운 것. 선수들 능력은 올 시즌에도 2위팀들과 비슷비슷한 팀들이 많은데 세밀한 것 잘 잡아내고 선수들이 거만해지지 않고 다시 도전해 차근차근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내년 시즌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우승이 확정된 직후 KIA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달려나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광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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