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워싱턴 포스트를 그만두지 않나”-한 칼럼니스트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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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포스트(WP)가 36년 만에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칼럼니스트들이 잇따라 사임하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칼럼니스트가 사임하지 않는 심경을 밝히는 글을 27일 올렸다.
다나 밀뱅크는 WP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발표한 25일 이후 독자들로부터 이메일과 메시지가 쏟아졌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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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주가 민감한 기사 빼라고 하면, 구독 취소 권유하고 집단 사임할 것”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워싱턴 포스트(WP)가 36년 만에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칼럼니스트들이 잇따라 사임하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칼럼니스트가 사임하지 않는 심경을 밝히는 글을 27일 올렸다.
다나 밀뱅크는 WP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발표한 25일 이후 독자들로부터 이메일과 메시지가 쏟아졌다고 소개했다.
칼럼은 좋아하지만 회사를 그만두라, 그렇지 않으면 구독을 취소하겠다. 사임 안하는 것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묵묵히 지지하는 것과 같다. WP는 독재자의 심복으로 전락했다.
심지어는 “사임하지 않으면 사실상 히틀러를 지지하는 셈이다”는 내용도 있었다.
자신 아내의 페이스북 친구는 포스트 구독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나치를 달래는 네빌 체임벌린과 같다고 했고, 포스트 기자들은 ‘오염된 광산이 문을 닫으면 수입이 줄어드는 석탄 광부들처럼 일자리를 잃어야 한다’고 했다.
밀뱅크는 포스트가 보도했듯이 소유주 제프 베조스는 사실상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게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독자들의 분노를 이해하며 베조스의 행동을 ‘우리가 사랑하는 신문의 근본적인 편집 신념을 포기한 것’이라고 부르는 성명을 정리하는데도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선거 11일 전 이뤄진 베조스의 결정은 사업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야심 찬 독재자 앞에서 움츠러든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특히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베조스의 항공우주 회사인 블루 오리진의 임원들을 만났다.
그럼에도 밀뱅크는 포스트를 그만두는 것은, 신문을 보이콧하는 것은 베조스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재산은 포스트 구독자가 아니라 아마존 프라임 회원과 호울 푸즈 쇼핑객에게서 나온다며 포스트를 소유하고 지원하는 것은 그에게는 단지 푼돈일 뿐이라고 했다.
독자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베조스에게 일격을 가하고 싶다면 앞으로 8일 동안 문을 두드리고 해리스를 지지하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성취하는 것이지 포스트를 보이콧하는 것은 자신과 동료들에게만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구독 취소가 많을수록 일자리가 줄어들고 좋은 저널리즘이 줄어들 것이라고 밀뱅크는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가 다음 주에 이기면 민주주의 기관(언론)은 그 어느 때보다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기업 소유권을 대체하기 위해 비영리 저널리즘 모델을 구축하려는 노력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25년 뉴스 업계에서 일한 그는 키플링이 말했듯이 ‘자신의 삶을 바쳐 만든 것들이 부서지는 것을 지켜보고/구부정하게 서서 낡은 도구로 그것을 세우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결함에도 불구하고 포스트는 여전히 우리의 민주적 자유를 보존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목소리 중 하나”라고 자신이 사임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소유주가 자신들에게 트럼프에게 무릎을 꿇으라는 다른 요구가 이어진다면 그건 다른 문제라고 했다.
저널리스트들이 (펜에서) 주먹을 빼라는 명령을 받거나, 민감한 기사를 취소하거나, 직무 수행을 이유로 해고된다면 자신과 동료들이 독자들에게 구독을 취소하라고 촉구하고, 집단 사임할 것이라고 비장함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지지 중단 선언 파동을 제외하면 베조스는 포스트의 저널리즘에 이런 식으로 간섭한 적은 없으며 그가 2013년 인수한 이후 이 신문은 상당히 확장되었고 많은 성과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신이 “트럼프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민주주의 규범을 공격한다고 바람에 계속 울부짖는 사람일 뿐”이라며 “지난 9년 동안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이자 파시스트로 낙인찍었고 한 번도 억눌린 적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소유주 베조스를 만나거나 이야기한 적도 없었다며 “더 이상 진실을 보도할 수 없다는 말을 듣는 순간은 다른 일을 찾을 순간이 될 것이며 그때까지 계속 글을 쓸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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