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80년대생 감독’ 기아 이범호의 리더십…호랑이굴에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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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7일 아침.
이범호 기아 감독은 잠에서 깨서 휴대전화 시계를 확인했다.
1981년생인 이범호 감독은 1980년대생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 및 한국시리즈 왕좌를 차지했다.
감독 면접에서 타격 코치로서 기아 타자들이 6월 이후 타격 사이클이 살아났던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이에 맞춰 시즌 초반(4~5월) 성적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해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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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7일 아침. 이범호 기아 감독은 잠에서 깨서 휴대전화 시계를 확인했다. 시간은 오전 9시17분. 이 감독은 ‘오늘 뭔가가 이뤄지는 날이 되지 않을까’ 했다. 그리고, 기아는 그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9’와 ‘17’의 숫자가 더 눈에 띄는 것은 200‘9’년과 20‘17’년 기아가 통합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그날, 이 감독이 미처 확인하지 못했으나 초는 ‘24초’가 아니었을까. 2024년, 기아는 또다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1981년생인 이범호 감독은 1980년대생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 및 한국시리즈 왕좌를 차지했다. 타이거즈에서 뛴 선수 출신으로 기아를 통합 우승으로 이끈 최초의 사령탑도 됐다. 2009년 사령탑은 조범현, 2017년 사령탑은 김기태 감독이었다.
2017년 통합 우승 주역이기도 했던 이 감독은 은퇴 뒤 구단 스카우트, 2군 총괄 코치, 1군 타격 코치 등을 거쳤으며 올해 초 김종국 전 감독이 비위 사건에 연루되면서 계약 해지된 뒤 2월 중순 감독으로 선임된 바 있다. 감독 면접에서 타격 코치로서 기아 타자들이 6월 이후 타격 사이클이 살아났던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이에 맞춰 시즌 초반(4~5월) 성적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해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코치 연수 시절 이 감독을 곁에서 지켜본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은 이 감독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는 지도자”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범호 감독은 팀 내 최고참 선수인 최형우(1983년생)와는 두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선수 눈높이에서 대화하고 소통을 많이 한다. 맏형 리더십을 보이지만 필요할 때는 채찍도 든다. 5차전서 구단의 심장과도 같은 선발 양현종을 3회 마운드에서 내린 것에서 보듯 중요한 순간에는 과감하게 팀을 위한 결정을 내렸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 “어렸을 때 타이거즈라는 팀의 위대함을 보면서 컸다. 광주에서 우승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달려왔는데, 꼭 이루겠다”고 말했는데 다짐을 현실화했다. ‘꽃피는 범’은 그렇게 호랑이 굴에서 웃었다. 기아가 안방인 광주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본 것은 1987년 이후 37년 만이다.
광주/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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