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외국인 교체에 정확한 FA 투자로 꽃피운 KIA 'V12'
FA 김선빈·비FA 다년계약 최형우·김태군, 정규시즌·KS 승부처서 '펄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7전 4승제) 통산 12번째 정상 정복은 구단 프런트의 적확한 투자와 운용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5로 승리해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7년 만에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올 시즌 KIA는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재계약)와 투수 윌 크로우, 제임스 네일(이상 신규 계약) 3명으로 외국인 선수를 꾸렸다.
그러나 KIA는 조금 과장해서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말하는 외국인 선수 운용을 놓고 골머리를 앓았다.
부상 선수가 끊임없이 나왔기 때문이다.
위기에서 KIA는 올 시즌부터 KBO리그가 도입한 '임시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KIA 프런트는 1선발로 점찍은 크로우가 5월 초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부분 손상을 받자 임시 대체 선수로 캠 알드레드를 데려왔다.
알드레드는 9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4.53의 성적을 거뒀지만, KIA는 그 정도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발 빠르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36승을 거둔 좌완 에릭 라우어를 영입했다.
에이스로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던 네일이 8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얼굴을 맞고 턱관절을 다치자 또 빠르게 움직였다.
네일의 빈자리를 메울 또 한 명의 대체 외국인 선수인 에릭 스타우트를 대만에서 급히 영입한 것이다.
스타우트는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선발진 한자리를 지키면서 네일 공백을 채우는 데 힘을 보탰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임시 대체 외국인 선수를 2명 기용한 팀은 KIA가 유일했다.
KIA는 기존 외국인 선수가 다쳤을 때 추가로 지갑을 열어 임시 대체 선수를 영입하는데 인색하지 않았고, 이는 정규시즌 1위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KIA가 끝까지 기다려준 네일은 한국시리즈 1차전 5이닝 4피안타 1실점, 4차전 5⅔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2경기 합계 1승 평균자책점 2.53으로 호투해 믿음에 보답했다.
KIA가 다친 외국인 투수를 끊임없이 교체해 마운드를 지켰다면, 시즌 초반 부진했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는 굳건한 믿음에 부활로 화답했다.
5월까지 타율 0.274에 OPS(출루율+장타율) 0.774로 팀 내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타율 꼴찌였던 소크라테스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타격이 살아나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KIA 프런트는 프리에이전트(FA) 혹은 비FA 장기 계약을 통해 전력을 지키는 것에도 효과적으로 돈을 썼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2루수 김선빈과 3년 총액 30억원으로 FA 계약을 했다.
정규시즌 116경기에서 타율 0.329, 139안타, 9홈런, 57타점으로 자리를 지켰던 김선빈은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588(17타수 10안타)의 맹타를 휘둘러 KIA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1+1년 총액 22억원에 계약한 최형우, 3년 25억원에 사인한 김태군도 모범 '비FA 다년 계약' 사례로 남았다.
최형우는 정규시즌 타율 0.280에 22홈런, 109타점으로 '여전히 젊은' 활약을 보여줬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333(15타수 5안타)과 1홈런, 4타점으로 중심 타선을 지켰다.
우승을 결정지은 5차전에서는 추격을 알리는 솔로포를 가동해 40세 10개월 12일로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까지 곁들였다.
시즌 내내 주전 포수로 안방을 지킨 김태군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안정감 있는 리드로 투수진을 이끌었다.
여기에 한국시리즈 4차전 쐐기 만루 홈런, 5차전 역전 결승타 등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KIA 구단이 보여준 부상 선수가 생겼을 때 위기관리, 그리고 전력 약점을 채우는 정확한 투자는 '우승팀 프런트'가 되기 위한 모범 사례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줬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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