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우크라전 발발 후 러에 최대 8조원 무기 보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후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무기가 최대 8조원 규모에 이른다는 독일 싱크탱크 보고서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 자유민주당 산하 정책연구소인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은 이날 ‘푸틴의 파트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북한이 러시아에 공급한 무기 규모가 최소 17억(약 2조4000억원)에서 최대 55억 달러(약 7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를 집필한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의 올레나 구세이노바는 각종 정보 보고서와 유출 문서, 북한의 이전 무기 거래에서 파악된 탄약 가격 등을 토대로 추정치를 집계했다. 북한은 무기 수출에 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추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DPA는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주로 포탄과 단거리 미사일을 러시아군에 지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러시아에 파견 가능한 병력을 최대 2만 명으로 추정했다.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의 전쟁을 위해 5000~2만 명의 인력을 투입한다고 가정하면,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연간 1억4300만~5억7200만 달러(약 1979억~7917억원)에 이르는 잠재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금전적인 이익이 아니더라도, (북한) 정권은 현대전을 연구하기 위한 실제 전투 경험을 얻고 서방 무기에 접근할 기회를 얻는 데 관심을 두고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을 강화하면서 양국 무역량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양국의 거래량은 5290만 달러(약 732억원)로, 지난해 전체 거래량(3440만 달러, 약 476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의 연간 무역량이 2017년 유엔 대북 제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구세이노바는 러시아가 북한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가 탄약을 대량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서구 동맹의 결속력을 시험하기 위한 도구로 북한과의 관계와 잠재적인 군사 기술 이전을 이용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과 같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재고하도록 압박하는 게 러시아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이 예측 불가능한 외교 파트너라는 점, 도발적인 행동을 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도 긴장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이런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