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자동으로 조절 한다"...‘스마트 인슐린’ 동물실험 성공, 어떤 원리?
혈중 포도당 수치에 따라 자동으로 켜지거나 꺼질 수 있게 설계된 '스마트 인슐린'이 동물실험에 성공했다. 최근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르디스크 연구진이 주도한 논문을 토대로 국제 학술지《네이처(Nature)》가 보도한 내용이다.
당뇨병 환자에게 혈당 수치를 조절은 매우 중요하지만 까다로운 작업이다. 인슐린은 혈당을 억제해 심혈관질환, 만성 신장질환, 뇌졸중, 실명 같은 고혈당 관련 장기 합병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약 4억2200만 명 중 상당수가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인슐린은 혈당 수치를 너무 떨어뜨려 저혈당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 의식상실, 발작, 심지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경증 또는 중등도의 저혈당증도 불안, 쇠약,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 인디애나대의 마이클 와이스 교수는 "특히 항상 인슐린을 주사해야 하는 제1형 당뇨병 환자는 일주일에 몇 번씩 혈당 농도가 떨어지는 일을 겪는데 이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연구자들은 혈액 속 포도당 수치에 따라 인슐린 활동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일반적인 접근 방식은 포도당 농도가 상승하면 인슐린을 방출하는 침전물을 포함하는 화합물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 방법의 주요 단점은 일단 인슐린이 방출되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데 있다.
노보 노르디스크 연구진은 포도당에 민감한 성분을 사용해 인슐린 자체를 변화시킴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진은 혈중 포도당 수치에 반응해 활성화 여부가 결정되는 인슐린 분자를 설계했다.
이때 활성화 여부를 결정하는 스위치는 고리 모양 구조의 매크로사이클(macrocycle)과 포도당에서 파생된 분자인 글루코시드(glucoside)의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혈중 포도당 농도가 낮으면 글루코시드가 고리 형태의 매크로사이클과 결합해 인슐린이 닫힌 비활성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다 혈중 포도당 수치가 상승하면 당이 글루코시드를 대체하면서 인슐린의 모양을 변화시켜 인슐린이 활성화된다.
연구진은 인간의 당뇨병 상황을 모방해 포도당을 주입한 생쥐와 돼지를 대상으로 NNC2215라고 명명한 이 인슐린 분자의 효능을 시험했다. 연구진은 NNC2215가 동물에게 주사됐을 때 혈당을 낮추는 데 있어 정상적 인간 인슐린만큼 혈당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며, 현재 인슐린 치료에서 발생하는 혈당 수치의 저하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데이비드 색스 연구원(임상화학)은 "이 연구는 잘 설계된 매우 좋은 연구이며, 이것이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는 데 필요한 모든 실험을 수행했다"면서 이 변형 인슐린이 '포도당을 표적으로 하는 최초의 인슐린'이란 점을 높이 평가했다. 와이스 교수 연구진은 이전에 비슷한 종류의 분자 스위치를 가진 인슐린 분자가 포도당이 아닌 과당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적은 있다.
새로 개발된 인슐린 분자에 대한 몇 가지 의문이 남아 있다. 우선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광범위한 혈당 수치에서 NNC2215의 활성을 조사했기 때문에 향후 연구에서는 인슐린이 좁은 범위에서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색스 연구원은 지적했다. 비슷한 인슐린 분자를 설계하고 있는 중국 저장대의 전구 교수(생의공학)는 이 분자의 안전성과 가격표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노보 노디스크의 대변인은 이 연구가 NNC2215의 포도당에 민감한 인슐린 특성에 대한 원리를 증명한 것으로 분자를 최적화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와이스 교수는 자신의 연구진이 유사한 접근 방식으로 설계 중인 것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다른 스마트 인슐린 약물이 개발 중이라고 소개하면서 이러한 약물들의 궁극적 목표는 의사가 환자를 위한 치료법을 개별화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인슐린 약물 제품군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042-3)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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