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모두가 주인공’이었던 KIA, 7년만에 다시 포효한 호랑이
[광주=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호랑이가 7년 만에 다시 포효했다.
KIA 타이거즈는 10월 2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KIA는 7-5 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시리즈를 4승 1패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017년 이후 7년만에 되찾은 정상이다. '타이거즈'의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KIA는 지난 1987년 이후 37년만에 처음으로 광주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변없는 우승이었다. 정규시즌 무려 9경기차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한 KIA는 한국시리즈도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KIA는 시리즈 내내 삼성에 우위를 점했고 결국 정상에 올랐다.
그나마 위기였던 것이 1차전이었다. KIA는 1차전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이며 삼성 원태인에게 5회까지 무득점으로 묶였다. 그리고 6회초 에이스 네일이 김헌곤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먼저 실점했고 뒤이어 등판한 장현식이 흔들리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가을비 속에서 강행된 1차전은 결국 삼성의 공격 찬스에서 우천으로 중단됐고 사상 최초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1차전은 이틀 후에야 재개됐고 KIA는 재개된 경기에서 5-1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사실상 더블헤더로 치러진 2차전을 타선의 힘으로 가져오며 하루에 2승을 쌓고 앞서나갔다.
삼성은 안방인 라이온즈파크로 돌아간 3차전 홈런포 4방을 쏘아올린 타선과 에이스 레예스의 호투를 앞세워 반격의 1승을 거뒀다. 하지만 홈런 4개가 모두 솔로 홈런일 정도로 '응집력'과는 거리가 먼 삼성 타선이었다. KIA는 4차전에서 김태군의 만루홈런, 소크라테스의 2점포 등을 묶어 삼성에 '타선 집중력의 진수'를 보이며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안방으로 돌아온 이날 5차전에서는 초반 양현종이 무너진 악재를 딛고 역전승을 만들었다. 양현종이 디아즈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하며 2.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지만 불펜이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켰고 타선이 삼성 마운드를 무너뜨리며 역전을 만들었고 시리즈를 끝냈다.
정규시즌에도 그랬듯 일부 선수에게 활약이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고루 활약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승리했다. 모든 선수들에게 역할이 있다는 이범호 감독의 말처럼 KIA는 선수들이 모두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정상에 올랐다.
김선빈이 가장 좋은 타격감으로 타선을 이끌었고 나성범은 중심타선에서 제 역할을 다했으다. 리드오프 박찬호는 적재적소에 출루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고 5차전에서는 빠른 발을 활용한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개인 기록보다 팀배팅을 우선시하는 모습으로 이범호 감독의 칭찬을 받은 김도영은 비록 안타는 많지 않았지만 1차전 쐐기 홈런포를 터뜨렸고 5차전에서는 5회말 끈질긴 9구 승부 끝에 동점 폭투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다.
김태군은 하위타선에서 시리즈 분위기에 쐐기를 박는 4차전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최고참 최형우는 5차전에서 끌려가던 흐름을 바꾸는 홈런포로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최형우는 역대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도 썼다.
마운드도 마찬가지였다. 에이스 네일이 1,4차전에서 모두 호투했고 '대투수' 양현종도 비록 5차전에서는 부진했지만 중요한 2차전을 승리로 이끌며 팀에 큰 리드를 안겼다. 3차전 선발투수였던 라우어도 비록 패전투수는 됐지만 '홈런 군단'인 삼성 타선을 라팍에서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불펜에서는 전상현이 서스펜디드 게임 재개 후 1차전 6회초 위기를 막아내 시리즈의 흐름을 바꿨고 곽도규, 이준영, 장현식, 정해영, 최지민, 황동하 등 불펜진도 탄탄하게 선발투수들의 뒤를 지켰다. 5차전에서 양현종이 조기강판된 뒤 2.1이닝 동안 삼성 타선의 기세를 막아낸 영건 김도현의 피칭도 빛났다.
정규시즌 팀 타율 1위, 팀 평균자책점 1위였던 KIA는 압도적이었던 정규시즌의 모습을 가을까지 이어갔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변없는' 승리를 만들었다. 사실상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타이거즈는 37년만에 안방에서 활짝 웃었다.(사진=KIA 타이거즈)
뉴스엔 안형준 markaj@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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