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포효했다' KIA, KS 5차전 7-5 승…시리즈 4승 1패+V12 우승 대업 썼다
[광주=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KIA 타이거즈가 2024년 최고의 팀이 됐다. 정규시즌부터 한국시리즈까지 KIA가 2024 KBO 리그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KIA는 2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7-5로 승리했다.
앞선 경기에서 3승 1패를 기록한 KIA는 이날 1승을 더하며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록했다. 2017년 우승 이후 7년 만에 왕좌에 올랐다.
한국시리즈 불패 신화 역시 이어갔다. KIA는 전신 해태를 포함해 한국시리즈에 12번 진출했고, 모든 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뒀다.
또한 37년 만에 안방 광주에서 우승했다. 지난 1987년 당시 해태는 삼성을 상대로 4연승을 달리며 광주에서 우승 축포를 썼다. 이후 잠실과 대전서 우승을 추가했고, 마침내 광주서 팬들과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한 삼성은 플레이오프를 뚫고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아쉽게 대권을 놓쳤다.
KIA 선발투수 양현종은 2.2이닝 4피안타(3피홈런) 1볼넷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구속은 최고 145km/h, 평균 141km/h가 나왔다. 총 41구를 던져 직구 23구, 슬라이더 14구, 체인지업 4구를 구사했다.
양현종의 뒤를 이어 김도현이 2.1이닝 무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고, 세 번째 투수 곽도규가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타선에선 최형우가 4타수 2안타 1홈런 1득점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박찬호도 6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김선빈과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각각 멀티히트를 쳤다. 김도영은 5타석 2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 1타점으로 3출루 경기를 만들었다.
삼성 선발 좌완 이승현은 3.2이닝 7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구속은 최고 144km/h, 평균 141km/h를 찍었다. 총 74구를 던져 직구 3구, 슬라이더 22구, 체인지업 17구, 커브 12구를 구사했다.
네 번째 투수 이상민이 0.2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류지혁(2루수)-김헌곤(좌익수)-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박병호(지명타자)-이재현(유격수)-김현준(우익수)-이병헌(포수)을 선발로 내보냈다.
KIA는 박찬호(유격수)-김선빈(2루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중견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1루수)-김태군(포수)-이창진(좌익수)이 선발로 나섰다.
시작부터 삼성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회초 선두타자 김지찬의 볼넷으로 2사 1루가 만들어졌다. 디아즈 상대로 2-2 카운트에서 양현종이 구사한 133km/h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고, 디아즈가 이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영웅도 1-1 카운트에서 양현종의 130km/h 몰린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월 솔로 홈런을 생산했다. 포스트시즌 역대 30번째이자 한국시리즈 역대 10번째 백투백 홈런.
KIA도 곧장 반격했다. 1회말 박찬호가 2루 방면 땅볼을 쳤다. 2루수 류지혁이 몸을 날려 타구를 잡고 송구까지 연결했지만 박찬호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먼저 들어갔다. 김선빈이 초구에 등을 맞고 출루, 무사 1, 2루가 됐다. 김도영은 3루 땅볼을 쳤고 1루 주자 김선빈만 2루에서 포스 아웃됐다. 1사 1, 3루에서 나성범이 좌익수 방면으로 뜬공을 쳤고, 3루 주자 박찬호가 홈을 밟으며 경기는 3-1이 됐다.
3회초 다시 디아즈가 괴력을 발휘했다. 류지혁의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루, 디아즈 타석 0-1 카운트에서 양현종이 던진 143km/h 직구가 다시 한가운데에 몰렸다. 디아즈는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이 타구는 120m를 비행해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한국시리즈 역대 9번째, 포스트시즌 역대 32번째 연타석 홈런. 디아즈는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연타석 홈런을 신고했다. 단일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두 차례 연타석 홈런을 만든 선수는 디아즈가 최초다.
KIA는 계속해서 출루했지만 결정적 한 방을 만들지 못했다. 4회 주자 없는 2사에서 김선빈이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김도영과 나성범이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2사 만루가 됐다. 박진만 감독은 좌완 이승현을 내리고 김태훈을 내보냈다. 2사 만루에서 김태훈이 소크라테스에게 2루 땅볼을 유도, KIA는 잔루 만루에 그쳤다.
최형우와 김도영이 해결사였다. 5회 선두타자 최형우가 김태훈이 던진 5구 141km/h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밀어쳤다. 이 타구는 115m를 비행해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이 홈런으로 최형우는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을 새롭게 썼다. 앞서 김강민(SSG 랜더스)이 2022년 11월 7일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0세 1개월 25일의 나이로 홈런을 친 바 있다. 최형우는 40세 10개월 12일로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
이어 이우성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김태군과 이창진이 연속 볼넷을 골라냈다. 박진만 감독은 김태훈을 내리고 김윤수를 투입했다. 김윤수는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김선빈이 볼넷을 골라내며 2사 만루가 됐다.
2사 만루에서 김도영은 3구 만에 1-2 카운트에 몰렸다. 그러나 8구까지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김윤수의 9구째 슬라이더가 땅에 꽂히며 뒤로 튀었다. 3루 주자 김태군과 2루 주자 박찬호가 차례로 득점을 올렸고, 경기는 5-5 동점이 됐다. 바뀐 투수 이상민이 나성범을 2루 땅볼로 솎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KIA는 교과서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뒤집었다. 6회 선두타자 소크라테스가 우전 안타를 쳤다. 최형우 타석에서 폭투가 나와 소크라테스가 2루로 향했고, 최형우의 2루 땅볼 때 소크라테스는 3루에 들어갔다. 6회초 대수비로 투입된 변우혁이 바뀐 투수 임창민에게 볼넷을 골라냈다. 1사 1, 3루에서 김태군이 친 타구가 3-유간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이재현이 타구를 잡고 2루로 송구했는데, 1루 주자 변우혁이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 이 틈에 3루 주자 소크라테스가 득점을 올렸다. 공식 기록은 김태군의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 귀중한 점수에 힘입어 KIA가 6-5를 기록, 이날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삼성도 끝까지 KIA를 압박했다. 8회 선두타자 류지혁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김헌곤이 보내기 번트를 대며 1사 2루 득점권이 됐다. KIA는 디아즈 상대로 이준영을 소방수로 낙점했다. 이준영은 디아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김영웅 타석에서 폭투에 이은 볼넷으로 2사 1, 3루 위기를 초래했다. KIA는 전상현을 마운드에 올렸고, 전상현은 박병호에게 초구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1점 차 2사 만루에서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했다. 정해영은 이재현을 유격수 뜬공으로 솎아냈다.
약속의 8회 박찬호가 쐐기를 박았다. 1사에서 이창진이 우중간 1루타를 쳤다. 이범호 감독은 대주자 박정우를 내보냈다. 박찬호가 좌중간 펜스 하단을 직격하는 2루타를 뽑았고, 박정우가 홈을 파고들며 경기는 7-5가 됐다.
9회 다시 정해영이 경기 마무리를 위해 올라왔다. 정해영은 아웃 카운트 3개를 솎아내며 팀의 한국시리즈 12번째 우승을 완성했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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