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로 ‘삐끼삐끼’···37년 만에 광주에서 ‘타이거즈 우승 세리머니’
5-5로 맞서던 6회말 1사 1·3루, 김태군의 타구가 유격수 옆 깊숙히 흐르면서 3루주자 소크라테스가 홈을 밟았다. 1-5로 뒤지던 KIA가 6-5로 역전한 순간, 1만9300석이 가득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37년 만의 ‘광주 우승 확정’ 희망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KIA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을 7-5로 누르고 4승1패로 가을야구를 끝내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무려 37년 만에 빛고을에서 실시간 우승 축제가 벌어졌다. 타이거즈의 이름으로 광주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것은 1987년이 마지막이었다. 프로야구가 전·후기리그로 나눠져 있었고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이 입단 3년차였고, 이범호 KIA 감독이 아직 야구를 모르는 6살 꼬마였던 그해, 창단 후 세번째 진출한 한국시리즈에서 해태가 삼성을 4전 전승으로 꺾고 우승했던 장소가 바로 광주 야구의 상징, 무등경기장 내 야구장이었다. 그 뒤 8차례나 한국시리즈를 제패했지만 타이거즈 우승의 순간은 늘 원정 혹은 잠실에서 이뤄졌다.
프로야구 명문 타이거즈와 라이온즈가 다시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것도 1993년 이후 31년 만인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KIA는 정규시즌 1위 팀 자격으로 1·2·5·6·7차전을 홈에서 개최하게 됐다. 5차전에서 승부를 끝내며 광주에서 홈 팬들과 37년 만에 우승의 현장을 함께 했다.
우승 확정에 1승만 남겨둔 경기에 에이스 양현종이 선발 등판했으나 홈런 3방에 5점을 내주고 2.2이닝 만에 물러났다. 충격적인 출발 속에서도 KIA는 매회 득점 기회를 만들어 삼성 마운드를 압박했다. 끌려가면서도 열광적인 응원 속에 경기의 기운은 조금씩 KIA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번번이 잔루만 쌓던 KIA는 2-5로 뒤지던 5회말 동점을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선두타자 최형우의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으로 3-5 추격을 시작한 뒤, 삼성 필승계투조를 상대로 연속 볼넷을 골라 나갔고 2사 만루 KIA의 슈퍼스타 김도영 타석에서 승부를 냈다. 김도영이 우완 강속구 투수 김윤수와 9구까지 싸웠고 풀카운트에서 9구째 폭투가 나오면서 3루주자 김태군에 이어 2루의 날쌘 박찬호까지 홈으로 슬라이딩, 5-5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이 되는 순간 경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점수 차를 지키기 위한 삼성의 이른 불펜 운영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약해졌다. KIA는 6회말 역전 뒤 곽도규, 장현식 등에 이어 마무리 정해영까지 5명을 적시에 투입하며 1점의 리드를 지켜냈고 8회말 박찬호의 적시 2루타가 더해지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IA는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2017년에 이어 7년 만에 다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해태 시절을 포함해 11번 나갔던 한국시리즈에서 한 번도 우승을 놓친 적 없는 KIA는 창단 이후 12번째 진출한 한국시리즈 역시 우승, 역대 한국시리즈 진출시 100% 우승의 역사를 지켜냈다. 전·후기 양대리그 시즌을 제외하고 1991·1993·1996·1997·2009·2017년에 이어 7번째 통합우승 기록도 이어나갔다.
올시즌 개막 전 스프링캠프에서 급히 사령탑에 오른 1981년생, 리그 최연소 사령탑인 이범호 감독은 선동열(2005년·삼성), 류중일(2011년·삼성)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취임 첫해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까지 통합우승을 지휘한 사령탑으로 기록됐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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