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흑인 유권자들에 승리 달려”…트럼프 “이민자 추방·반도체 보조금 철폐”

최혜린 기자 2024. 10. 2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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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막판 굳히기’ 유세
멜라니아도 트럼프 지원 나서
해리스, 경합주 ‘집토끼’ 잡기

미국 대선에 나서는 양당 후보가 27일(현지시간) 핵심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며 ‘막판 굳히기’에 돌입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 사진)은 조 바이든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한편 특유의 거침없는 수사로 세몰이를 했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은 경합주를 찾아 흑인·라틴계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대규모 유세를 했다. 대표적인 보수 논객인 ‘닥터 필’ 필 맥그로와 터커 칼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당 안팎의 유명 인사들도 연단에 올랐다. 특히 그동안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에서 이기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이민자 추방을 시작하고, 침략당한 모든 도시와 마을을 구할 것”이라고 말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꾸준히 드러낸 반이민 정서를 다시금 내세운 것이다.

그는 높은 관세로 외국 기업들을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유명 진행자 조 로건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대만 TSMC 등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외국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단 10센트도 줄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해리스 부통령은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흑인 유권자 설득에 집중했다. 그는 필라델피아 실내 체육관에서 유세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 이후 10년간 이어진 분열과 공포의 정치를 끝낼 기회가 우리 앞에 있다”며 “승리로 가는 길은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에 있는 교회와 서점, 이발소 등을 차례로 방문해 흑인과 라틴계 등 유권자를 만났다. 펜실베이니아주 최대 도시인 필라델피아는 인구 40%가 흑인으로, 히스패닉 인구는 15%다. 민주당의 ‘집토끼’로 분류되는 유권자가 집중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당시 81% 득표율을 얻은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흑인과 라틴계 표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일부 이동하면서 이 집단에서 민주당의 ‘지지율 강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은 온종일 필라델피아 유세에만 집중했다”며 “민주당 강세인 이 지역에서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의 투표율을 충분히 끌어올리지 못하면 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양당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ABC방송과 입소스가 지난 18~22일 전국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49%,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 지지율을 보였다. CBS방송이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이 50%,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49%로 집계됐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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