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명태균 보고서’ 제보자 국감에 부른다…‘불법 대선’ 프레임 강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의 보고서를 대선 당일까지 활용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야권이 ‘불법 대선’ 프레임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문제를 지적한 신용한 서원대 객원교수(전 윤석열 대선캠프 정책총괄지원실장)를 다음달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언론에 보도된 신 교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며 “신 교수는 대선 당일까지 명씨의 여론조사 보고서가 윤석열 캠프에 공유되고, 이를 토대로 대선 기간 후보의 일정까지 조정했다는 증언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에 따라 일정이 바뀐다며 짜증까지 냈다는 윤 대통령이 이를 몰랐다고 하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전 최고위원은 “신 교수 증언대로 윤석열 대선캠프 국민의힘 핵심 의원들까지 불법 공짜 여론조사 보고서를 인지하고 대선 전략에 사용했다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불법 대선의 몸통”이라며 “국민의힘 정당해산 사유까지 될 수 있는 헌정질서 파괴, 중대 선거범죄 의혹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명씨가 지난 대통령 선거 경선에서 여론조사를 조작해 윤석열 당시 후보를 밀어줬다고 한다”며 “이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명백한 여론조작이자, 윤석열 정부의 정통성을 근본부터 흔드는 일로, 다수의 법률 위반 소지가 있는 중대 범죄”라고 했다.
민주당 “윤 대통령 부부 ‘명태균 게이트’ 발뺌 안 돼”
조 수석대변인은 “명씨의 여론조작은 2021년 5월부터 9월까지 4개월간 여덟 차례에 달한다”며 “이는 윤 후보를 1등 후보로 포장해 경선 판세를 조작하려 했던 것으로, 명씨의 여론조작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권 가도를 닦아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 사태는 이제 윤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명태균 게이트’이며, 계속 거짓말과 모르쇠로 발뺌해서는 안 된다”며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 ‘도둑맞은 대선’의 증거가 쏟아지고 있다”며 “검찰과 공수처는 윤석열 대선캠프의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 혐의를 신속하게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과정서 벌어진 불법 행위는 탄핵의 명분도 될 수 있는 만큼 야권은 ‘불법 대선’ 프레임을 향후에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구체적인 혐의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어 향후 상설특검이나 특검법을 통한 수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야권은 이날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대통령 또는 대통령 친인척이 수사 대상인 경우 여당의 특별검사 임명 추천권을 배제하는 내용의 상설특검 일부 규칙 개정안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은 의혹의 제보자인 신 교수를 다음달 1일 열리는 운영위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조 수석대변인은 “운영위가 31일 전체회의를 통해 (신 교수를) 증인으로 의결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고위전략회의에서 ‘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계획도 논의했다.
박용하·신주영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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