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장애인 쉼터…정신병원까지 ‘전전’
[KBS 부산] [앵커]
장애인이 가족이나 지인에게 학대를 당하면 우선적으로 분리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수용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 바로 장애인 쉼터입니다.
하지만 수용 가능 인원이 고작 4명인 데다, 남성 장애인은 아예 갈 곳이 없어 정신병원까지 전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가족이나 지인에게 학대를 당한 장애인이 임시로 머물 수 있는 쉼터입니다.
학대 피해 장애인은 최대 1년까지 이곳에서 심리 치료나 자립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0년 부산에 처음 설치됐는데, 수용 가능 인원은 단 4명.
부산에서 한 해 장애인 학대 신고가 390건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심지어 남성 장애인은 수용 자체가 불가능해 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다른 지역 쉼터로 보내지거나,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양윤미/장애인 쉼터 원장 : "병원을 간다든지 아니면은 뭐 할 수 있는 건 다 동원하는 거죠. 최대한 보호를 하려고 일선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일단 쉼터 자체가 없다는 게 그 자체가 이제 아무래도…."]
전국 17개 시도 중 부산과 대전, 강원 등 3곳만 남성 장애인을 수용할 수 있는 쉼터가 없습니다.
학대 피해 발생 시 분리 조치가 가장 우선돼야 하지만 기본적인 시설조차 부족한 겁니다.
[손지현/신라대 상담심리복지학과 교수 : "(미분리 시) 상시적으로 학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분들과의 격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어떤 서비스가 들어가더라도 학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게 되는 겁니다."]
부산시는 쉼터 마련이나 인력 운영 등에 대한 예산이 없어 당장 장애인 쉼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
김아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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