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6개 학과 폐과…“인문사회학 위기 초래” 반발
[KBS 대구] [앵커]
지역 4년제 사립대학인 대구대학교가 내년부터 사회학과 등 6개 학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지해 사실상 폐과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학생과 교수 등 학과 구성원들은 반발하는 가운데, 무전공 선발 확대 등으로 지역 대학의 기초학문 위기가 심화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박준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4년 전 대구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한 이동현 학생.
대학 측이 내년부터 사회학과를 비롯한 6개 학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남은 학생들이 졸업하고 나면, 이들 과는 사라지는 셈, 학교 측의 결정에 반발해 '사회학과 장례식'을 열기로 했습니다.
[이동현/대구대 사회학과 재학생 : "1학년 학생들은 입학하자마자 폐과 통보를 받은 거기 때문에 실제로 휴학하거나 자퇴를 하는 학생들도…."]
대구대는 지난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대규모 미달 사태를 겪은 뒤 학과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이 제시한 폐과 이유는 신입생 충원율 등 평가 기준에 미치지 못해 사실상 직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
하지만 주요 기초학문인 사회학과를 폐과시키는 건 대구대가 직업훈련대학으로 전락하는 것이라며 교수와 학생들은 반발합니다.
[박정호/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 "시장에서 수요가 적고, 반응이 없다는 이유로 대학 바깥으로 내모는 일은 대학 교육의 책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사회학과를 비롯한 인문·사회계열 학문이 처한 위기는 지역대학에서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경북대는 불어교사 수요 감소라는 이유로 사범대 불어교육전공을 없앴고, 계명대도 4년 전 미국학과를 폐과했습니다.
이렇게 최근 10년간 대구와 경북 소재 4년제 대학교에서 통폐합한 학과만 모두 260개가 넘습니다.
특히 무전공 선발을 확대하는 기조에서, 지역 대학의 인문사회학 위기는 가속화할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임은희/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무전공 선발에서는) 학생들의 수요나 이런 선택에 학생 수가 결정이 될텐데 그러다 보면 당연히 기초학문 관련된 학과는 학생들이 더 안오게 되겠죠."]
학령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대학들.
인문.사회학이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박준우 기자 (joon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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