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 덕에 자신감 생겼어요
“무섭냐고요? 아뇨. 너무 재미나요.” 지난 26일 경북 구미 CC클라이밍센터에 모인 초등학생들 표정은 밝기만 했다. 진지하게 인공 절벽에 매달려 조금씩 이동하다가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금방 미소가 번졌다. 이들은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할수록 재밌다. 성취감, 자신감이 생겼다”며 웃었다.
대한체육회가 진행하는 ‘신나는 주말체육’ 학교 밖 프로그램 모습이다. 장소는 전문 클라이밍 센터. 지도도 자격증을 가진 베테랑 강사들이 맡았다. 이들은 총 15주간 토요일마다 초등생 20명을 가르친다.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처음에는 몸 풀기식 기본적 압벽 타기 수업이 진행됐다. 이어 장애물을 피하거나 굴곡진 코스를 타는 순서가 이어졌다. 혼자 외줄을 걷거나 둘이 서로 맞잡고 줄을 타는 코스도 있었다. 마지막 집라인은 인기 만점이었다.
어른들에게는 아찔하고 힘겨워 보이는 걸 아이들은 놀이처럼 느끼는 듯했다. 코스를 통과할 때마다 함성이 터졌고 시키지 않아도 암벽에 매달리는 아이도 많았다. 박시현(초등 4년)은 “다리, 팔, 손 힘이 세졌다”고 말했다. 이민호(초등 6년)는 “고소공포증이 사라졌다”면서 “암벽에서 끝까지 버틸 때가 가장 재밌다”며 웃었다. 수업은 토요일 오전이었지만 수강생 20명 중 결석은 2~3명에 불과하다.
초등 2년 아들을 지켜본 아버지는 “강사가 많이 칭찬하니까 계속 도전한다”고 말했다. 양지훈씨는 “작은아들은 ‘신나는 주말체육’에서 복싱을 배웠고 지금은 딸 채원이가 클라이밍을 한다”며 “나도 재미나서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등 3년 송민석의 아버지 송재영씨는 “집에 가면 또 하고 싶다고 조른다”며 “무료인 데다 프로그램이 좋아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초등 2년 이지오의 어머니 전민경씨는 “아들이 왜소한 편인데 클라이밍을 하면서 자신감이 커졌다”며 웃었다.
전문 시설이라 안전 대비가 철저했다. 임시룡 센터장은 “바닥 쿠션이 좋고 안전 장비도 갖춰 부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위험하지 않다는 걸 느끼도록 부모에게도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서영 강사는 “2022년 전국체전에 참가했고 클라이밍 1급 지도자 자격증을 갖고 있다”며 “앉아 지내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이 전신 근력이 강해지고 균형감을 익히면서 대범해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구미 | 글·사진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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