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시즌 연봉 1위 전북 2부 강등 위기... ‘생존왕’ 인천, 승점 2 차로 추격
프로축구 K리그 2024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팀당 38경기를 치르는 K리그1(1부) 12팀은 지난 26~27일 35라운드를 소화했다. 선두 울산HD(승점 65)가 내달 1일 2위 강원FC(승점 61)를 물리치면 3년 연속 리그 우승을 확정하는 가운데 더욱 축구 팬의 시선을 잡아끄는 건 2부 강등을 피하려는 하위 팀들의 눈물겨운 사투다. K리그1 최하위인 12위 팀은 곧바로 2부 리그인 K리그2로 떨어진다. K리그1 11위는 K리그2 2위와, K리그1 10위는 K리그2 3~5위 플레이오프 승자와 각각 승강(昇降)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K리그1은 33라운드 성적을 토대로 A그룹(1~6위)과 B그룹(7~12위)으로 나눠 34라운드부터 파이널 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다. 10위까지 운명의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강등권이기 때문에 B그룹 팀들은 매 경기 사활을 걸어야 한다. 28일 현재 3경기를 남겨 놓고 7위 제주(승점 47)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입장. 하지만 8위 광주(승점 44)만 해도 강등권인 10위 대구(승점 39)와 승점 차가 5라 안심할 수 없다.
파이널 라운드에서 가장 돋보이는 팀은 황선홍(56) 감독이 이끄는 대전이다. 지난 8월까지 최하위를 맴돌던 대전은 최근 10경기에서 6승2무2패의 좋은 성적을 올리며 9위(승점 41)까지 올라갔다. 특히 지난 19일 전북을 2대0, 27일 대구를 1대0으로 물리치는 등 잔류 경쟁을 벌이는 팀을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신바람을 냈다.
황선홍 감독에게 올 시즌은 감독 경력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다. 그는 지난 4월 U-23(23세 이하)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U-23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출전이 좌절되면서 지도자 인생 최대 시련을 맛봤다. 두 달 뒤 강등권을 헤매던 대전을 맡았는데 올 시즌 대전까지 2부로 추락하면 더는 감독 커리어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전망. 벼랑 끝에 선 황 감독은 우려를 딛고 대전을 끈끈한 조직력의 팀으로 변모시키며 잔류 희망을 밝히고 있다.
대전과 달리 전북은 파이널 라운드에서 가장 부진한 팀이다. 지난 33라운드에서 대구에 3대4로 패한 전북은 34~35라운드에 대전에 0대2, 제주에 0대1로 잇달아 무릎을 꿇으며 치명적인 3연패(連敗)를 당했다. 전북은 2017년부터 5연속 우승을 하는 등 K리그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는 명문 구단이자 2023시즌 198억원으로 선수 연봉 총액 최고를 기록한 부자 구단. 그런데 강등권인 11위(승점 37)까지 처지면서 팬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지난 5월 전북 지휘봉을 잡은 김두현(42) 감독의 지도력이 만족스럽지 않고, 리그 최고 대우(연봉 약 15억원)를 받고 이적한 이승우(26)는 전북 유니폼을 입고 한 골에 그쳤다.
전북이 주춤대는 동안 최하위 인천(승점 35)이 27일 광주를 1대0으로 잡고 전북에 2점 차로 따라붙었다. 여러 차례 시즌 강등 직전까지 내몰리다 막판에 살아남아 ‘생존왕’이란 별명이 붙은 인천이라 이번에도 저력을 발휘해 1부 잔류의 기적을 쓸지 관심을 끈다. 15골로 득점 1위를 달리는 무고사(32·몬테네그로)가 인천의 희망이다. 전북과 인천은 2일 36라운드에서 맞붙는데 인천이 승리한다면, 전북이 최하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맛보게 된다.
K리그2에선 1부 승격을 놓고 불꽃 튀는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안양이 승점 60으로, 1부로 자동 승격하는 1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고, 2위 충남아산이 승점 57로 그 뒤를 따른다. 가장 치열한 다툼은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걸린 3~5위. 3위 서울 이랜드(승점 52)가 약간 앞서 있는 가운데 전남과 부산, 수원, 김포가 나란히 승점 50으로 다득점 순에 따라 4~7위에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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