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 YTN 사장, 국감 피하려 2주 '해외 유랑'...알리바이 입증하라"
앞서 국회 과방위는 '의도적 불출석' 고발 의결...김 사장, MBC 방송 출연한 YTN 기자 "엄중 대응" 경고도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김백 사장 등 YTN 경영진의 국정감사 회피 출장 논란을 두고 실제 일정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 사장이 방송사 인터뷰에 임한 노조원을 겨냥한 입장문까지 내자 “억압이자 진실보도 찬물 끼얹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백 사장은 28일 국실장 회의에서 '국감 회피' 비판을 낳았던 2주 출장을 두고 “출장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국제뉴스의 강화를 통해 우리 뉴스의 품격을 높인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에 CNN의 초청으로 애틀란타 캠퍼스와 뉴욕 본사를 방문한 데 이어 신설 뉴욕지국 사무실과 워싱턴 사무실 등을 방문했다”고 했다. 김 사장 발언은 이날 사내 공지로도 알려졌다.
김 사장은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지난 15일 국감과 24일 종합감사에 모두 불출석했다. 김 사장은 해외 출장을 사유로 들었지만, 지난달 24일 증인 채택 뒤 10월 초에야 출장 일정을 확정하고 8일에야 항공권을 예약한 사실이 확인됐다. 과방위는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김 사장 등 YTN 경영진을 고발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김 사장 측은 불출석 사유서에서 '14일부터 CNN을 시작으로 YTN 뉴욕 신설지국, YTN 워싱턴 신설지국, LA 라디오 관련 회의, BBC, YTN 런던 신설지국 등을 방문·참석하는 일정이 마련되어 있다'고 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28일 낸 성명에서 “국정감사 피하려고 회삿돈 수천만 원 써가며 2주간의 '해외 유랑' 다녀왔으면 사원들 눈치 보며 조용히 있어도 부족한데 보람찬 출장이었다고 포장까지 하니 후안무치하기 이를 데 없다”고 비판했다.
YTN지부는 “런던에는 아직 특파원이 가지 않았다. 당연히 지국도 없다. 그렇다면 김백 사장은 런던 어디를 방문했다는 얘기인가”라고 물었고, “BBC 갔다 온 얘기도 했을 법한데 전혀 없다. 국회에도 BBC에서 받은 초청장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일언반구 없는 LA 라디오 관련 회의는 또 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알리바이를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YTN측은 이날 김 사장과 경영진이 BBC 등을 방문했는지 묻는 미디어오늘 취재에 “관련한 내용은 YTN 대표이사가 실국장 회의를 통해 충실히 전달했다”며 “이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돼 YTN이 유무형의 피해를 입을 경우 법적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YTN지부는 “(김 사장은) 24일 종합국감에서 한 번 더 출석 요구서를 받자 출장은 25일까지 연장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출장 12일 동안 경비 수천만 원을 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김 사장은 이날 공지를 통해 언론노조 YTN지부 조합원의 타 방송사 인터뷰 내용을 겨냥해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란다”며 “엄중 대응할 예정”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MBC의 자유언론실천선언 50주년 기념 기획보도에 기자직 YTN지부 조합원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대담 인터뷰가 포함된 것을 문제 삼으면서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정유신 조합원은 이명박정부에서 공정방송 투쟁에 나섰다 부당해고를 당한 뒤 박근혜정부 시절 복직한 경험이 있다.
김 사장은 공지에서 “전 경영진 체제에서 회사의 주요 간부를 한 사람이 타 매체와 인터뷰를 하면서 회사를 비판하는 차원을 넘어서 사실을 왜곡해 회사를 비방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전 경영진 때 했던 숱한 왜곡보도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로 권력의 화신이 돼서 했다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부세력과 결탁해 근거 없이 회사와 회사의 대표를 비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직도 정치적 색채를 강령에 분명히 드러내고 있는 노조에 속해 있으면서 공정성을 운운하는 것이 자기모순은 아닌지 자문해 볼 것을 권고한다”고도 했다.
YTN지부는 이에 “지부 규약 어디에도 정치적 색채는 없다. 언론노조 차원의 강령에도 그런 건 없다”며 공정성을 강조한 김 사장을 향해 “김건희 디올백 수수 옹호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우려를 비과학적이라고 폄훼하며 정권 비호에 앞장섰던 공정언론국민연대 초대 이사장 출신 김백 사장이 할 말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YTN지부는 “조합원의 타매체 인터뷰를 문제 삼고, 정치적 '색깔론'으로 언론노조 공격하는 걸 보면, 김백 사장의 YTN 경영 방침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드러난다. 현장에서 땀 흘리는 조합원들을 니편 내편으로 갈라 억압하고 진실 보도 열망에 찬물 끼얹는 행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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