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군 유·무인 가게 ‘꼬들라면’, 취약계층에 일자리 마련 디딤돌
새로운 자활근로사업 시작
“많이 배워서 창업” 기대도
충북 단양지역자활센터가 소외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무인 라면 점포 사업을 시작했다. 유·무인 형태로 운영되는 라면 점포를 통해 사회 진출을 어려워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일자리를 마련해주겠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단양군 단양읍 도전리. 도로를 따라 상점들이 즐비한 곳에 ‘꼬들라면’이라는 유·무인 라면 점포가 신장개업 화환을 내걸었다.
29.7㎡ 크기의 매장 내부에는 10여종의 봉지라면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라면조리기와 일회용 라면용기, 전자레인지 등은 국물 한 방울 없이 깨끗이 정돈된 상태였다. 매일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운영되는 이 점포를 관리하는 것은 상진리에 사는 김선월씨(64)다. 노란색 행주를 손에 든 김씨는 온종일 매장 곳곳을 말끔히 닦았다.
차상위계층인 김씨는 “그동안 단양지역 관광지를 청소하는 자활근로사업에만 참여했었는데 이곳에서는 일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며 웃었다.
취약계층의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단양지역자활센터가 ‘꼬들라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14일이다. 한국자활개발원으로부터 52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매장을 차렸다.
이 점포는 유·무인으로 운영된다. 고객이 키오스크를 통해 요금을 결제한 뒤 라면조리기로 직접 조리해 먹는 방식이다. 식사를 마친 고객이 떠나면 별도로 마련된 휴게공간에서 대기하던 직원이 나와 매장을 청소하고 관리한다. 이들의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 점포에는 현재 김씨를 포함해 2명이 일하고 있다.
단양지역자활센터가 이번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사회 진출을 힘들어하는 소외계층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이다니엘 단양지역자활센터 팀장은 “자활근로사업은 대부분 공장 또는 청소 용역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소외계층의 자존감 하락 문제가 있었다”며 “여기에 소외계층 일부는 대인기피 등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형태의 자활근로사업을 찾으려 고민하던 중 최근 늘어나고 있는 무인 점포에서 착안해 대면 업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꼬들라면 점포를 만들게 됐다”고말했다.
꼬들라면의 매출은 하루 15만원 정도다. 라면 한 그릇에 1500원으로 이곳에 하루 100명이 다녀가는 셈이다. 단양지역자활센터는 이곳의 매출 70%를 자활개발원 중앙기금펀드로 적립한 뒤 나머지 30%는 꼬들라면 직원들의 성과급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꼬들라면 직원들은 정부에서 자활근로비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김씨는 “자활근로사업으로 단양지역 관광지에서 화장실 등을 청소하는 일을 했었는데 관광객들의 다양한 민원으로 속상한 적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이곳에서 일하면서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아서 좋다. 마음이 편하다”면서 “많이 배운 다음 창업하고 싶다”며 웃었다.
글·사진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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