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률 50% 감축” 마음건강 챙기는 서울시

송진식·고희진 기자 2024. 10. 2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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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 종합계획’ 공개…동 단위로 고위험군 발굴·지원
1인 가구 밀집지 등엔 ‘생명존중 마을’ 자치구별 운영
2027년부터 연 10만명 ‘주 1회 총 8주’ 상담비용 지원

서울시가 청년 1인 가구 밀집지역 등을 ‘생명존중 마을’로 지정하고 자살 예방에 나선다. 전담 위원회를 신설하고, 자살 상담 전문 상담소 및 상담인력을 현재의 2배 이상 늘리는 등 ‘마음건강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서울시는 28일 ‘자살예방 종합계획’을 공개하고 “2030년까지 서울시민 자살률을 50% 이상 줄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국내 자살률(인구 10만명당)은 27.3명이다. OECD 가입국 중 10년 넘게 자살률 1위다. 작년 서울시민 자살률은 23.2명으로 국내 평균보다는 낮지만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자살 고위험군 발굴과 지원을 동(洞)단위로까지 확대하는 게 종합대책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1인 가구 밀집 지역이나 알코올중독 중·장년이 많은 지역은 ‘동행촌 생명존중 마을(가칭)’로 지정하고 집중관리하기로 했다.

지정된 곳에서는 동네 병원, 상점, 통반장 등이 ‘생명지킴이’ 역할을 맡는다. 병원이나 상점을 운영하거나 통반장 활동을 하며 ‘자살 위험 신호’가 보이는 사람을 발굴해 전문기관에 연계하는 방식이다.

생명존중 마을은 내년 중 10개 자치구에서 시범운영한 뒤 2028년까지 25개 자치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자치구 동(洞)별 연령구조나 가구형태 등 특수상황을 고려해 자살 예방을 위한 맞춤형 발굴·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특정지역이 자살위험이 높은 지역처럼 인식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동네 병의원과 협력해 자살 고위험군을 초기에 발굴하고 필요한 상담도 연계한다. 동네 병원에서 1차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우울증 건강설문’ 과 ‘자살행동 척도 진단’ 등을 실시하고 필요시 지역보건소, 시 자살예방센터 등으로 연계해 심층상담을 실시하게 된다. 정신과 검진과 상담에 필요한 비용은 연 최대 3회(2만~4만원) 지원된다.

전문 상담인력 및 상담소는 2배 이상 늘어난다. 24시간 자살예방상담전화인 ‘마음이음’(1577-0199) 상담 인력을 현재 12명에서 2026년까지 3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카카오톡, 챗봇, 문자 상담 등 다양한 상담방식이 추가된다.

현재 9개 자치구에서 11곳을 운영 중인 ‘마음상담소’는 전 자치구 내 27곳으로 확대된다. 필요한 상담 시설을 한번에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도 구축된다. 온·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정신건강전문요원과 임상심리전문가들이 마음건강에 대한 1차 상담을 실시하고, 필요시 민간심리기관을 연계해준다.

전문심리상담 비용도 지원한다. 상담은 주 1회(50분 이상) 총 8주간 제공하고, 1인당 지원금액은 회당 8만원이다. 올해 2만명을 시작으로 매년 대상을 확대해 2027년부터는 매년 10만명에게 상담을 제공할 계획이다.

자살 예방관리를 위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서울시 자살예방위원회’가 신설 운영된다. 민관 전문가 20명이 모여 자살예방대책 수립, 분야별 사업 발굴에 나서게 된다. 25개 자치구에도 전담 인력과 조직 신설을 목표로 인건비와 운영비 등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그간 ‘자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집중 관리를 펴던 정책을 외로움·고립감 등 포괄적인 마음건강 관리로 전환키로 했다”며 “시민이 체감하고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생명돌봄활동을 추진하는 등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진식·고희진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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