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돔 대신 파랑돔…‘아열대’ 말미잘까지 점령
[앵커]
이상 고수온 현상으로 바다 생태계가 큰 위협을 받고 있죠.
KBS가 제주 바닷속을 취재했는데, 제주의 명물 자리돔이 사라지고 열대성 어종들이 보였습니다.
또 마을 어장에선 아열대성 말미잘까지 관찰됐습니다.
문준영 기잡니다.
[리포트]
제주도 남쪽 바다.
바닷속이 마치 눈에 덮인 듯 하얗습니다.
조류에 살랑거리는 하얀 물체, 아열대 바다에 사는 큰산호말미잘과 호리병말미잘입니다.
최근 고수온 현상으로 바닷속을 빼곡하게 뒤덮을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장순자/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1리 해녀 회장 : "말미잘이 또 하얀 것들이 하얀 거 또렷또렷하게 버섯 같이 많이 생기고 바다가 볼 게 없어요. 물이 너무 더우니까."]
천혜의 수중 비경을 품은 천연보호구역 범섬.
짙은 갈색의 터줏대감, 자리돔은 온데간데없고, 열대성 어류인 파랑돔만 가득합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무리가 떼 지어 다닙니다.
[최완중/스쿠버다이빙 강사 : "파랑돔 같은 경우는 10배 이상 정도 늘어난 것 같습니다. 작년 11월부터 전혀 감태 이런 것들이 보이지 않고."]
암반엔 하얗게 변한 경산호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습니다.
형형색색 연산호 군락과 초록빛 바다숲은 사라진 지 오래.
예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뚜렷합니다.
[양현성/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박사 : "8월과 9월 두 달간 지속적으로 고수온 경보가 발효됐는데요. 제주 해역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큰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여름, 30도가 넘는 열탕으로 변해 연산호 군락이 녹아내리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제주 바다.
해양 생태계의 보고가 황량한 민둥 바다로 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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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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