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뒤 사과도 없이 복직"...분리 조치 허점은?

(앵커)
제주의 한 운송 업체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폭행을 저지른 가해자와 피해자간 분리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권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누군가 밀치더니 주먹을 휘두릅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급하게 말려보지만 발길질까지 이어집니다.

이 30대 피해자는 50대 동료에게 소리를 쳤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당시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피해자는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김 씨 / 폭행 사건 피해자
"길 나가서도 또 이런 일을 당할까봐 사람한테 또 이렇게 당할까봐 그런 것도 너무 무서워요 지금... 그 사건으로 인해서 제가 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회사측의 대응에 더 실망했습니다.

제대로 된 사과는커녕,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회사측은 합의가 됐다는 말만 듣고, 자발적으로 퇴사했던 50대 가해자를 사건 발생 한 달 만에 복직시켰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와 기본적인 분리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김 씨 / 폭행 사건 피해자
"피해자와 가해자를 같이 일 시키는 회사가 어디 있냐 (했더니), 그렇게 부당하면 '네가 나가라' 이런 식으로 얘기했고 '같이 못할 거면 네가 나가라' 이런 식으로 얘기를 저한테 했습니다. 정말 저는 이게 억울하고..."

현행법상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조사 기간 동안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분리 조치 기간이 명시돼 있지 않은데다, 가해자에 대한 조치 내용도 모호한 상황입니다.

김용호 / 'ㅇ'노무법인 대표
(인터뷰)-(자막)(완)"근로기준법 내용이 매우 모호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서 분리조치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명확하게 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당 업체는 당시 회사 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일손이 부족해 화해했다는 말을 듣고 복직시켰을 뿐이라며,

이틀 뒤 문제 상황을 확인해 가해자를 해고 조치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상해 등의 혐의로 이 50대를 입건해 지난 11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JIBS 제주방송 권민지(kmj@jibs.co.kr) 오일령(reyong510@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