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양종희 vs 신한 진옥동, 이번엔 밸류업 1위 자존심 대결

주형연 2024. 10. 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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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잉여자본 투입 자사주 매입
신한, 주주환원률 50% 등 목표
리딩뱅크 → 밸류업 경쟁 진화

'리딩뱅크' 라이벌인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이번에는 '밸류업 1위' 자리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3분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KB금융은 양종희 회장이 해외 출장 중에도 직접 'KB지속가능 밸류업 방안'을 발표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에 지지 않고 신한금융도 자사주 소각과 주주환원율 50% 달성 등을 골자로 한 자사주 정책을 추가로 밝히며 '밸류업 리딩' 전쟁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4일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4조39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3704)보다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누적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유지했다.

KB금융은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강조했다. 최근 주주환원 지표로 많이 쓰이는 총주주환원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자신했다. 양 회장이 직접 3분기 실적발표 영상으로 'KB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발표해 시장의 반응이 더욱 뜨거웠다.

양 회장은 지난해 말 취임 직후부터 KB금융을 비롯해 K-금융 주식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 외국인·기관과 적극 소통했다. 그는 지난 24일 밸류업 계획 발표 당일에도 미국 워싱턴에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을 만나 KB금융에 대한 투자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내년 연말 CET1비율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2025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2025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CET1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총주주환원율을 증가한다.

KB금융 주가는 3분기 호실적과 밸류업 기대감에 연일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지난 1월 19일 최저가인 4만8900원까지 떨어졌던 KB금융은 지난 25일 장중 한때 10만3900원까지 오르며 최고점을 찍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는 2008년 10월10일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다.

신한금융도 속도감있게 밸류업 계획을 추진 중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7월 밸류업 공시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 이상 기반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 11.5%, 주주환원율 50% 달성, 올해 말까지 전체 주식 수를 5억주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9월말 잠정 기준 CET1 비율은 13.13%, ROE 10.2%, ROTCE 11.7%, 연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발표 규모 감안 시 전체 주식 수 5억주 미만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옥동 회장은 최근까지 공식석상에 설때마다 "최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이행 목표"라며 "신한의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우리의 현 위치를 정확히 인지하면서 다함께 절박함을 갖고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신한 주가는 지난 1월 3만6000원대에서 거래됐지만 지난 8월26일 최고점인 6만4600원까지 올랐다. 이날은 전일 대비 3.45% 내린 5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만 신한금융의 경우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130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해 밸류업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진 회장은 주주들에게 사과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진 회장은 3분기 실적발표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 17일 이메일과 지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8월 5일 아시아 주식시장의 대규모 급락 시점에 이뤄진 코스피(KOSPI)200 선물거래에서 약 13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사회와 경영진 모두 정확한 사실 파악과 더불어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상영 신한금융 CFO(재무담당) 부사장도 3분기 컨콜 시작에 앞서 신한투자증권 금융사고에 대해 사과와 함께 밸류업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천 CFO에 따르면 해당 사고로 인한 그룹 CET1 비율 영향은 운용손실에 따른 자본 감소 외에도 RWA의 증가까지 포함해 -6bp 수준이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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