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별들의 전쟁’으로…사외이사 후보에 전 금감원장 등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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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기존 '지분 경쟁'에서 '주주총회 표 대결'이라는 2차전으로 본격적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영풍·엠비케이(MBK)파트너스 연합은 전 금융감독원장, 전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전 우리은행장 등을 대거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을 강조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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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기존 ‘지분 경쟁’에서 ‘주주총회 표 대결’이라는 2차전으로 본격적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영풍·엠비케이(MBK)파트너스 연합은 전 금융감독원장, 전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전 우리은행장 등을 대거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을 강조하고 나섰다.
영풍·엠비케이 연합은 28일 “고려아연 이사회를 상대로 신규 이사 선임 및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결의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주총에서의 표 대결을 통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배하는 고려아연 이사회를 전면 물갈이하겠다는 의도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등 사내이사 3명과 기타 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 등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장형진 영풍 고문 1명을 제외한 12명 모두 최 회장 쪽 인사다. 이사 해임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가결 요건이 까다롭고 고려아연 정관에 이사 수 제한이 없는 만큼, 신규 이사 14명(사외이사 12명, 기타 비상무이사 2명)을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겠다는 게 영풍·엠비케이 연합 쪽 계획이다.
눈길을 끄는 건 영풍·엠비케이 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의 면면이다. 후보 명단에 윤석헌 전 금감원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변호사),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손호성 포스코 석좌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에서 금감원장을 지낸 윤 전 원장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금융 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추진한 교수 출신 공직자다. 천 부회장은 일반 주주 권익 강화를 위한 상법 개정을 주장하며 두산그룹의 사업 개편 논란 등 현안에 목소리를 내왔다. 권 전 행장은 우리은행과 새마을금고에서 사모펀드 등을 상대하는 투자은행(IB) 업무를 맡았고, 은행장 재임 땐 윤 전 원장의 감독을 받으며 우리은행의 라임자산운용·파생결합펀드(DLF) 등 소비자 피해 사태를 수습한 인연이 있다.
윤 전 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가 가진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다른 사외이사 후보는 “균형과 견제라는 이사회의 본래 기능을 강화해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 체질 개선이라는 순기능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거수기 사외이사가 아닌,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강조해 온 개혁 성향 인사와 업계 권위자 등을 앞세워 고려아연 이사회 주도권 장악의 명분을 쥐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영풍·엠비케이 연합은 사외이사의 감독 기능을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경영은 별도로 선출한 집행임원(경영임원)에게 맡기는 집행임원제도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고려아연은 임시 주총 소집 여부를 논의할 이사회 개최 시기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사 선임은 주총 보통결의 사항으로 주총 출석 주주의 과반수 및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고려아연이 공시한 자사주 공개 매수 결과 보고서를 보면, 영풍·엠비케이 연합이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38.47%로, 우호 지분을 포함한 최 회장 쪽(35.42%)보다 약간 높은 상태다. 양쪽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터라 당분간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 확보 경쟁이 계속되리란 관측이 제기된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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