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끊이지 않는 ‘희림’ 특혜 의혹…윤 정권 출범 후 정부 공사 수주액 3배↑

손우성 기자 2024. 10. 28.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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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취임 후 약 1800억원 규모 계약
정권 출범 전 3년 3개월 동안엔 586억 그쳐
‘수의계약’ 계약 금액은 28.6배로 껑충
정진욱 “‘김건희의 주술’ 실재하는 것 아닌가”
김건희 여사가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폴란드 대통령 공식 환영식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 배우자 아가타 콘하우저-두다 여사와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후원 업체인 희림종합건축사무소(희림)가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2년 4개월 동안 따낸 관급 공사 수주액이 1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 3년 3개월 동안 체결한 금액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는 현재 희림에 아는 분이 없다”고 밝혔지만, 희림이 김 여사와의 친분으로 각종 정부 관련 사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회 운영위원회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이날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희림이 윤 대통령 취임 이후인 2022년 5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수주한 정부 관련 공사는 총 33건으로, 계약 금액은 1779억6546만원에 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인 2019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따낸 관급 공사 규모는 586억1822억원(36건)이었다. 계약 금액 기준으로 약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수의계약 사례가 급증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 3년 3개월간 희림이 수의계약한 정부 관련 공사는 8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취임 후 2년 4개월 동안엔 총 18건을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계약 금액으론 45억4229만원에서 1299억5674만원으로 뛰어 28.6배가 늘었다. 수의계약은 경쟁이나 입찰에 의하지 않고 적당한 상대를 임의로 선택해서 체결하는 계약을 말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희림이 수주한 대표적인 관급 공사는 부산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용역(760억원), 서울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건축설계용역(353억원), 인천 검단 주택건설사업 감독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용역(104억원) 등 계약금 100억원이 넘는 사업만 3건이었다. 이 가운데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와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앞서 희림은 윤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 이후 현재까지 2년 5개월간 법무부와 총 14건, 117억원 상당 규모의 용역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윤 대통령 취임 전인 2019년 7월부터 2022년 3월까지 2년 8개월간 희림이 법무부에서 용역을 따낸 사례는 12건으로 약 57억원 수준이었다.

희림은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2015년 마크 로스코전, 2016년 르 코르뷔지에전, 2018년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 등을 후원했다. 그 인연으로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집무실과 관저 이전 공사 관련 설계·감리 용역을 맡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김 여사는 현재 희림에 아는 분이 없다”며 “단순한 의혹성 기사에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한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실은 희림 대표가 경제사절단에 선발돼 세 번 연속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데 대해서도 “해외 순방 기업은 경제단체가 선정한다”며 “김 여사가 일일이 관여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고 관여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정진욱 의원은 “김 여사만 스치면 잭폿이 터지는 ‘김건희의 주술’이 실재하는 것 아닌가”라며 “희림뿐 아니라 대통령 관저, 대통령실 공관, 서울-양평 고속도로 등과 관련된 의혹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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