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따라 고려아연 ‘숏’ 나섰다가 손실 눈덩이

권오은 기자 2024. 10. 2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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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식 투자 유튜버를 따라 고려아연 선물 '숏 포지션(매도 계약)'을 잡았다가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선물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에 나섰다가 주가가 예상과 달리 상승하자, 선물 투자를 청산하고 현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추가 주가 상승을 불렀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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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피해 커지자 증권사 신용거래 차단 나서
거래소, 고려아연 ‘스팸’ 급증에 투자주의종목 지정

한 주식 투자 유튜버를 따라 고려아연 선물 ‘숏 포지션(매도 계약)’을 잡았다가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경쟁 중인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구독자 6만여명을 보유한 유튜버 A씨는 전날 커뮤니티에 공지글을 올렸다. 그는 “이런 돌발적 사태가 일어날 줄은 전혀 몰랐다”며 “제 주식 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이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손실 금액이 너무 큰 상태”라며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했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의 모습. /뉴스1

A씨가 반성문을 쓰게 된 계기는 고려아연 때문이다. A씨는 앞서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고려아연 선물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취지로 강의했다. 일부 회원들도 이에 발맞춰 선물 숏 포지션 투자에 나섰다. 이 중에는 레버리지(차입)를 일으킨 투자자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A씨의 예상은 빗나갔다. 고려아연 현물 주가가 지난 24일 상한가(일일 가격 제한폭 최상단)를 기록하면서, 선물 11월물 주가도 상한가를 찍었다. 이튿날에도 고려아연 현·선물 가격 모두 140만원 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고려아연 현·선물 가격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고려아연 현·선물 주가가 급등한 배경 중 하나로 ‘숏 스퀴즈(Short squeez)‘가 꼽힌다. 고려아연 선물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에 나섰다가 주가가 예상과 달리 상승하자, 선물 투자를 청산하고 현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추가 주가 상승을 불렀다는 의미다.

증권사들은 고려아연 레버리지 투자 피해에 따른 손실 부담이 커지자, 잇달아 신용거래 증거금률을 100%로 올리며 차단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숏 투자자 대부분이 손실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레버리지 투자에 나섰던 이들은 반대매매까지 당했을 것”이라고 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2차전에 돌입하면서 앞으로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로 취득한 지분 9.85%를 전량 소각하고 나면 영풍·MBK파트너스 지분이 43.9%, 최 회장 측 지분이 40.4%로 추산된다. 양측 모두 절대 과반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등 14명을 선임하는 안을 상정하기로 했다. 임시 주주총회는 이르면 오는 12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고려아연을 오는 29일 하루 동안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고려아연 주가가 급등했을 뿐더러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된 영리 목적 광고성 정보 신고 건수가 늘면서 ‘스팸 관여 과다 종목’에도 해당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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