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리딩 금융' 경쟁…일회성 손실에도 역대급 실적 왜?

노명현 2024. 10. 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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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 작년 실적 뛰어 넘는 '역대급'
두곳 모두 불완전판매·금융사고 발생
일회성 손실 반영에도 이자이익이 메워

'리딩 금융'자리를 두고 올해도 KB금융과 신한지주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스타트는 신한이 앞섰지만 이내 KB금융이 따라잡았고 3분기 격차를 벌리는 모습이다.

두 금융그룹이 지난해를 뛰어넘는 역대급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역시 이자이익이 자리한다. 기업대출은 물론 가계대출 자산 증대와 함께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도 최소화하며 이자이익을 극대화했다.

주목할 부분은 두 금융그룹에서 불완전 판매와 금융사고 등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이자이익으로 극복했다. 고금리 수준의 대출금리가 유지되는 가운데 '은행 배불리기' 비판이 현실로 이어지면서 리딩 금융 경쟁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불완전 판매·금융사고 충격에도 전년대비 성장

연결재무제표 기준 KB금융과 신한지주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3953억원, 3조9856억원으로 전년대비 전년대비 각각 0.4%와 4.4% 성장했다.

kb금융 및 신한지주 분기별 순이익 비교

올 들어 분기별 실적 흐름을 보면 시작은 신한지주가 앞섰다. KB금융이 1분기 일회성 요인으로 부진했던 탓이다.

작년 말 수면위로 드러난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 판매 규모는 KB국민은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을 향해 선제적 배상 등을 강조했고, KB국민은행은 1분기 손실배상 관련 충당부채로 8620억원을 인식했다. 이는 KB금융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당시 KB금융 실적은 1조491억원에 그쳤다. 

부침은 오래가지 않았다. 2분기에는 홍콩 ELS 충격에서 벗어난 KB국민은행이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또 홍콩 H지수가 회복되면서 관련 충당부채도 일부 환입되면서 성장에 힘을 보탰다.

3분기에는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순이익을 달성했다. 1분기 충격을 극복하며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연간 순이익 5조원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신한지주는 상반기 순조로운 성장 행진을 이어갔다. KB금융에 비해 홍콩 ELS 불완전 판매 규모도 크지 않았고 기업대출 성장 효과 등에 힘입어 승승장구 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론 KB금융과 신한지주 격차는 345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금융사고에 발목이 잡혔다. 신한투자증권에서 1357억원 규모의 파생상품 관련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에선 단순 투자 손실이 아닌 금융사고로 바라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 뿐 아니라 KB금융과의 격차가 벌어지며 사실 상 리딩 금융 경쟁에선 한 걸음 멀어진 상태다.

전년대비 성장한 역대급 실적…배경은

KB금융과 신한지주는 불완전 판매 손실 배상과 금융사고 등으로 대규모 일회성 손실을 발생,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1·2등을 다툴 뿐 아니라 전년대비 성장하며 역대급 실적 달성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kb금융 신한지주 3분기 누적 순이익 비교

배경에는 이자이익 성장이 있다. KB금융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9조5227억원으로 전년보다 6.3% 증가했다. 신한지주도 같은 기간 5.7% 성장한 8조49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이자이익 증대는 기업·가계대출 자산 증대 효과라는 분석이다. KB금융의 9월말 기준 원화대출은 362조원으로 6월말 대비 2.9% 증가했다. 신한지주도 부동산 구입 수요 대응과 정책성 대출 확대 등 가계대출 중심으로 분기 중 3.5% 늘었다.

신한지주의 경우 은행 NIM은 시장금리 영향에 따른 수익률 하락에도 ALM(자산부채종합관리) 전략 기반으로 0.04%포인트 하락한 1.56%를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 실적에 대해 "전년 동기대비 이자이익이 증가한 이유는 NIM 하락에도 원화 대출자산이 성장했기 때문"이라며 "시장금리가 떨어졌음에도 금리부자산 성장의 기저효과로 견조한 증가세를 시현했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7~8월을 포함한 3분기 중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집중됐고, 은행 이자이익 증대로 이어진 셈이다. 9월 이후로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대출자산 증가 폭은 둔화됐지만 수요 조절을 위해 대출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어 이자이익을 늘리는 효과가 에상된다.

이런 이유로 은행 배만 불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으로 NIM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대출자산 증대를 통해 이자이익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결국 혁신보다는 이자장사를 통해 또 다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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