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MBK '임시 주총' 소집 요구에 "기업사냥꾼 면모 드러내"

영풍·MBK 연합, 이사회 새 판짜기 시도 비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 발표 직후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 변경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요구에 나섰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견제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28일 "(영풍·MBK가) 임시 주총을 통해 신규 이사를 14명 추가로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며 "무려 27명으로 늘리는 기형적인 이사회 구조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베인캐피탈과 함께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11.26% 지분을 확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고려아연이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최 회장 측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약 40% 초반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14일까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 공개매수를 벌인 영풍·MBK 연합은 5.34%를 확보했다.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은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소각 완료 시 지분율은 약 43%다.

영풍·MBK 연합은 이날 고려아연 거버넌스를 개선하겠다며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영풍·MBK 연합은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과 신규 이사 선임의 건 등을 결의하기 위한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집행임원제는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업무 집행만 전담하는 임원을 별도 독립적 임원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이사회 감독 기능 강화와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등 장점이 있으나, 경영 효율성 저하와 불필요한 규제 증가 등 단점도 있다.

영풍·MBK 연합은 현 지배구조에서 경영진이 이사를 겸하거나 최 회장 등 특정 이사 대리인에 불과해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감독하고 감시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의 경영권 사유화를 막을 방법이 전무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 전직 금융권 인사와 홍익태 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장 등 전직 경찰, 이득홍 전 서울고검 검사장 등 법조계 인사 등 총 12명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추진했다.

기타비상무이사에 이번 경영권 분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파트너스 부회장 등 2명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있다. 최 회장 측이 대다수인 현 이사회(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12명)에 임원 14명을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취지다.

이에 고려아연은 이날 "기형적 이사회 구성을 내세우며 오직 경영권 탈취만을 목표로 하는 기업사냥꾼 면모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기업 경영 효율성도 떨어트려 경영 위기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집행임원제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영풍·MBK의 적대적 M&A로부터 회사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의결권 확보 노력으로 임시 주총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 것"이라며 "긴밀하게 협력해 온 국내 글로벌 대기업과 변함없이 지지해 준 주주와 함께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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