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전기차 배터리에 봄 올까…LG엔솔 영업익, 전분기보다 130%↑

권재현 기자 2024. 10. 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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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지난 9월 9일~12일(현지시간) 열린 북미 최대 에너지 전시회인 ‘RE+(Renewable Energy Plus) 2024’에 참가한 LG에너지솔루션의 부스 모습.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자동차·배터리 업계에서 요즘 부쩍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탈출’을 언급하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그 시점으로 2026년을 지목한 바 있고, 최근 열린 인도법인 현지 증시 상장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6~7년 뒤”라고 내다봤다.

미국 대선 결과 등 지정학적 리스크, 완성차 업계의 배터리 내재화 전략에 따른 시장 경쟁 격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글로벌 수출 확대 등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은 여전하다. 하지만 너도나도 터널의 끝을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업계가 적어도 캐즘에 빠져 허우적대는 절망의 구간은 빠져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해당 업체들의 실적도 조금씩 반등하는 기미가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4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8.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2배 이상(129.5%) 증가한 수치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 4660억원을 제외하면 1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또한 전 분기의 2525억원보다는 대폭 줄어든 규모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EV)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출하량 증가에 따른 전사 가동률 개선, 메탈가 하향 안정화로 단위당 원가 부담이 감소하면서 IRA 세액공제 효과를 제외하고서도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을 상당히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6조87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감소했으나, 전 분기보다는 11.6% 증가했다.

주요 유럽 완성차 업체에 대한 공급 물량 확대, 북미 및 인도네시아 합작법인(JV) 생산 증가, 북미 전력망 중심의 ESS 매출 확대에 힘입은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4분기를 포함해 내년 이후 시장을 조심스레 전망했다. 이 CFO는 “내년부터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현행 대비 20% 이상 강화된다”며 “이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고객사)들의 보급형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공급이 늘어나겠지만 유럽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현상이 해소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여 성장률은 다소 보수적으로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니켈 수요가 올해 53만t에서 2030년 133만t으로 약 80만t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해마다 거의 20%씩 성장하는 셈이다. SNE리서치는 그 근거로 전기차 산업의 빠른 성장세를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따른 전기차·배터리 산업의 우려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분석이 나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당선돼 상·하원을 장악해도 이미 공화당 하원 의원 18명과 의장이 IRA 폐지 반대 의사를 공식화한 상황에서 IRA를 전면 부정하는 반대입법은 불가능하다”며 “IRA 보조금이 살아있다면 미국 시장의 업황 개선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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