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환 업소 논란’ 이홍기가 간과한 국민 정서법 [이슈&톡]

김지하 기자 2024. 10. 2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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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불법 성매매 여부가 포인트가 아니다. 유부남으로 아이 셋을 키우고 있으며, 가족과 아이들을 방송에 노출시키며 단란한 모습을 보여줬던 가장이 ‘업소 스캔들’에 휘말린 것 자체가 ‘국민 정서법’을 건드렸다.

데뷔 18년차 밴드 에프티 아일랜드(FT ISLNAD)가 또 휘청이고 있다. 드러머 최민환이 결혼생활 중 유흥접객 여성이 있는 업소에 드나들었단 의혹이 제기됐는데, 보컬이자 리더인 이홍기가 이런 최민환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며 부정 여론을 키웠다.

시작은 최민환의 전 아내인 그룹 라붐 출신 율희의 폭로였다. 지난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율희의 집’에서 이혼 사유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최민환이 결혼 생활 도중 유흥업소에 드나들었다며 업소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과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지난 2022년 7~8월에 녹음된 것으로 최민환은 해당 관계자에게 지속적으로 ‘아가씨’를 찾았다. ‘셔츠룸’ ‘컨디션’ 등 각종 성매매 은어들을 써가며 예약을 부탁하기도 했다.

율희의 이야기만이었다면, 전 배우자의 일방적 폭로쯤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하지만 최민환의 음성이 담긴 녹취가 함께 공개되며 여론은 완전히 뒤집혔다.

율희의 이 방송 전까지는 이혼의 책임이 율희에게 있을 것이란 여론이 우세했다. 세 아이의 양육권을 모두 최민환이 가져갔으며, 율희가 재산분할 등의 권리를 포기했단 점이 이러한 여론을 뒷받침했다.

최근 한 유튜버가 방송을 통해 두 사람의 이혼이 율희의 ‘가출’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율희에 대한 마녀사냥을 부추겼다. 입에 올리기 힘든 악플에도 내내 침묵했던 율희는 결국 참았던 ‘울분’을 터트렸고 여론을 돌려놨다.

율희의 한방에 최민환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긴 점에 책임감을 느끼며 모든 미디어 활동을 중단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냈고,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에프티 아일랜드의 공연에서 모습을 감췄다.

남편으로서의 연은 끝났지만, 세 아이의 아빠란 점에서 비쳐 보면 그리 좋은 결말은 아니다. 일자리를 잃은 최민환이 아빠로서의 책임을 다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됐다.

당사자인 최민환은 부침을 피할 수 없겠지만, 최민환의 친구이자 형인 이홍기는 과한 참견으로 구설을 자처했다.

지난 2019년 에프티 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이 이른바 ‘버닝썬 사태’와 ‘정준영 단톡방’에서 기인된 성범죄로 그룹에서 탈퇴한 지 5년 만에 또 다른 멤버의 ‘업소 스캔들’이 터지자 평정심을 잃은 모양새다.

에프티 아일랜드가 정규 7집을 내고 페스티벌과 투어 등을 돌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중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단 점은 안타깝지만, 굳이 최민환에 편에서 팬들과 언쟁을 벌이며 덩달아 누리꾼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됐다.

이홍기는 26일 팬 소통 플랫폼 위버스에 “성매매가 아니고 성매매 업소가 아니라면? 지금 하는 말에 책임질 수 있느냐”라는 글을 적었다. “아빠씩이나 된 사람이 성매수를 했는지에 대한 증거는 차고 넘친다”라는 지적글에 대한 답글이었는데, 주체를 적지는 않았지만 상황상 최민환에 대한 옹호글일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이홍기의 이와 같은 태도에 누리꾼은 분노를 쏟아냈다. 누리꾼은 ‘성매매’는 포인트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짚으며 이홍기의 말에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부정 여론을 확인한 듯 글은 곧 삭제됐지만, 이미 확산될 대로 확산된 상황이다.

이홍기의 말처럼 성매매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성매매와 관련한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되며 서울강남경찰서에서 최민환의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 불법적 행위가 일어났는지는 수사기관에서 판단할 몫이다.

하지만 이홍기는 대한민국 연예인들에게 그 어떠한 법보다 무겁게 적용되는 ‘국민 정서법’을 간과했다. 애처가이자 부성애 강한 아빠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던 그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한 대중의 실망감을 고려하지 않은 탓, 역풍을 온몸으로 맞고 있다. 십수년 함께한 멤버와의 의리는 지켰지만, 십수년 쌓아온 좋은 이미지는 잃을 위기다.

이홍기는 이를 크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하다. 일부 누리꾼은 공개 사과까지 요구하며 이홍기를 압박하고 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투어 소감을 올리고 클릭비 출신 가수 오종혁의 신곡을 홍보해주는 등 전과 다름없는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에프티 아일랜드는 분명 또 한 번의 위기에 봉착했다. 최종훈에 이어 최민환까지 성 관련 구설로 탈퇴한다면, 남은 둘이서 그룹을 유지해 가는 것이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한편에서는 최민환이 아닌 그룹을 지키기 위한 변이었을 것이라며 이홍기를 향한 뭇매를 안타까워하고 있다. 에프티 아일랜드에 누구보다 강한 애착을 보여온 이홍기이기에 최민환의 관련 이슈에 더 예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하는 가운데, 이홍기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에프티 아일랜드를 지킬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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