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나도 여전한 '마왕'의 위로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
‘마왕’으로 불렸던 가수 신해철(1968~2014)의 10주기 추모 공연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가 열린 27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 공연장에서 열렸다.
10년 전 그날, 그 누구도 믿지 못한 소식에 다들 “거짓말”이라고 말했던, 하지만 정말로 벌어졌던 그날 신해철이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의 노래와 음악, 그리고 말과 행동 등은 유산으로 남아있다.
이날 에피톤프로젝트가 부른 ‘잇츠 올라잇(It’s Alright)’처럼 말이다.
첫 날 26일 싸이는 ‘해에게서 소년에게’ ‘나에게 쓰는 편지’ ‘그대에게’, 김범수는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넬은 ‘날아라 병아리’, 해리빅버튼은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예성은 ‘일상으로의 초대’, 솔라는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를 자신만의 색깔로 편곡해 선보였다.
27일에는 이승환이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국카스텐은 ‘일상으로의 초대’와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 에피톤 프로젝트는 ‘잇츠 올라잇’과 ‘그대에게’,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먼 훗날 언젠가’를 선보이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밴드 음악으로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BTS와 신해철은 2020년 12월31일 하이브(당시 빅히트 레이블즈)의 합동 콘서트 ‘2021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 프레즌티드 바이 위버스(NEW YEAR’S EVE LIVE presented by Weverse)’를 통해 간접적인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인공지능(AI) 기술로 제작한 홀로그램을 통해 신해철과 빅히트 레이블스 소속 가수들의 협업 무대가 펼쳐졌다.
BTS는 협업 무대에 직접 참여는 안 했으나, 멤버 슈가가 신해철을 기리는 헌정 무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밴드붐의 원조 중 한 팀 ‘송골매’의 한 쪽 날개인 DJ 배철수는 자신이 진행하는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코너 ‘철수생각’ 형식으로 내레이션을 녹음해 주최 측에 전달하는 것으로 신해철을 추모했다.
이날은 신해철 10주기를 추모하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축제의 장이기도 했다.
단순히 그의 빈자리를 슬퍼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와 함께 미래를 그려가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편 신해철은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그룹 무한궤도로 출전해 대상을 받으며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솔로 가수로도 인기를 끌었던 그는 1992년 그룹 넥스트를 결성해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했다. 신해철은 ‘그대에게’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도시인’ 등 무수한 히트곡을 선보였다. 가수로서 최정상의 위치에 섰던 그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첨예한 사회적 사안에도 소신껏 발언했으며,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을 운영하며 청취자들에게 위로를 주기도 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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