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2030년까지 23.5조 투자…"벌크 확장, 종합물류회사 도약"
HMM이 2030년까지 선대 확장과 친환경 설비 구축 등에 2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으로 컨테이너 운송을 중심으로 벌크 사업, 통합 물류에도 영역을 확장해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지난달 '2030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주력 사업인 컨테이너사업(12조7000억원) 다음으로 많은 금액인 5조6000억원을 벌크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현재 634만DWT(36척)의 선대를 2030년까지 1256만DWT(110척)까지 3배 이상 확장해 국내 리딩 벌크 운송 선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HMM의 사업구조는 컨테이너 부문의 비중이 높다. 2021년에는 총매출의 93.9%가 컨테이너 부문에서 발생했다. 컨테이너 사업은 시황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수익 다변화와 안정적 사업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벌크사업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HMM은 벌크부문 확대를 2022년부터 추진해 왔다. 2022년 398만DWT(31척)이었던 선대는 2024년 630만DWT(36척)까지 성장시켰다. 척 수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경쟁력 있는 선대로 체질을 개선함으로써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수치를 나타내는 DWT는 약 60% 성장시켰다.
올해에는 선종 다변화가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건화물선(Drybulk)을 비롯해 암모니아 운송이 가능한 가스운반선(MGC) 등을 확보했다. 건화물선은 케이프, 파나막스급 각 1척, 울트라막스, 핸디사이즈급 각 2척 등 총 6척을 확보하면서 다양한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다.
지난 6월에는 암모니아 운반이 가능한 4만톤급 가스 운반선 '과달루페 익스플로러'호를 매입했다. 2022년에 건조된 '과달루페 익스플로러'호는 특수 재질로 제작된 화물창을 탑재해 액화석유가스(LPG)뿐만 아니라 암모니아도 운반이 가능한 선박이다.
HMM은 세계적 원자재 트레이더와 장기계약을 맺고 빠르면 올해 12월부터 암모니아·LPG 해상수송에 '과달루페 익스플로러'호를 투입할 예정이다. 또 국내외 장기 운송 계약 추진 및 신조 발주를 통한 암모니아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모든 산업분야에서 친환경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향후에는 친환경 에너지 운송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암모니아는 상대적으로 수송이 용이하고 대체효과가 높아 유력한 대체에너지로 분류된다.
이러한 시장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HMM은 지난 4월 전담 팀 '친환경에너지수송팀'을 신설했다. 대체에너지원인 청정암모니아와 탄소포집 확대에 따른 액화이산화탄소(LCO2) 수송 사업을 추진하고 2030년까지 신규 선종 20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병행해 해상풍력발전 설치선, 대체연료 공급선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탄소중립 벙커링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HMM은 지난해 자동차운반선(PCTC)도 7척 발주했다. HMM이 자동차운반선을 발주한 것은 20여년 만으로 2000년대 초 자동차운반사업부를 매각한 이후 처음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자동차운반선 시황이 크게 치솟고 있는 가운데 기존 자동차운반선단의 노후화와 중국의 전기차 수출 급증이 맞물려 상당 기간 고시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30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벌크사업 영역이 확장되면 벌크사업 관련 매출은 2023년 1조2430억원에서 2030년 3조3200억원으로 167% 증가하고, 매출 비중도 15%에서 22%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HMM 관계자는 "과거 LNG 전용 사업부 매각 당시 맺은 경업 금지조항(경쟁업종 금지)도 끝나는 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이 가능해진다"며 "컨테이너부문과 함께 양대 축인 벌크부문의 확대로 균형 잡힌 사업구조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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