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대던 시기 지나…글로벌 누비는 K뷰티[15대 산업경쟁력 리포트]

2024. 10. 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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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수출국 다변화…중국 의존도 줄고 미국·일본 확대
동남아·북방 등 신흥시장으로도 수출 늘려
1~3분기 수출액, 역대 최고 기록 경신
2024년, 연간 최대치 달성한 2021년 비슷할 수도
한국콜마·코스맥스 등 OEM 회사 경쟁력 강화
R&D 투자로 글로벌 시장서 입지 다져

[커버스토리: 한국 15대 산업 경쟁력 리포트]

사진=연합뉴스


K뷰티가 글로벌로 향하고 있다. 2020년 이후 중국 시장 내 입지가 줄어들면서 어려운 시기를 겪었으나 다시 살아났다. 심지어 중국 의존도까지 줄어들면서 상황은 더 좋아졌다. 아시아 지역에 치중됐던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미국·일본 등 선진시장으로의 진출, 동남아·북방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면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K뷰티가 올 들어 꾸준히 기록을 써내고 있다. 1분기 수출액 역대 최대치를 써낸 데 이어 1~3분기 누적 수출액도 기록을 경신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K뷰티의 1~3분기 누적 수출액은 7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다. 종전까지 가장 높은 수출을 기록했던 2021년 같은 기간(68억 달러)과 비교해도 8.8%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역대 연간 최대 수출을 기록한 2021년(92억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 수출 동향 및 2024년 전망’에 따르면 올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9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화장품 대기업이 수출을 주도하던 과거와 달리 인디브랜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수출 국가도 달라졌다. 국가별 수출을 보면 중국이 여전히 수출국 1위(20억2000만 달러)지만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38.6% 급증한 14억3000만 달러까지 늘어났고 일본은 18.2% 증가한 7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영향력이 약했던 미국 수출이 크게 늘어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한 곳은 화장품 주문자개발생산(OEM) 회사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화장품판 ‘TSMC’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글로벌 영향력이 큰 제조회사다. TSMC는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설계부터 제조까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역시 원료의 조합부터 용기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관리한다. 두 회사가 제품을 공급하는 고객사만 해도 전 세계 2000여 곳이다. 현재 이들 회사의 공장 가동률은 100% 이상이다. 

현재 글로벌 화장품 ODM 시장은 3개 회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2개가 한국 회사다. 매출 기준 1위는 한국 코스맥스이며 2위는 이탈리아의 인터코스다. 3위는 한국콜마가 차지했다. 코스맥스는 2015년 인터코스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들이 K뷰티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은 R&D 투자였다. 한국콜마는 20여 년 전부터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해왔으며 현재도 전체 직원 가운데 30% 이상이 R&D 전문가로 구성해 ‘초격차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선케어 제품은 고기능성 자외선 차단 기술 등 50여 개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국내 최초로 CGMP(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인증을 획득하면서 기초화장품 부문의 K뷰티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코스맥스는 색조화장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코스맥스가 자체 개발한 쿠션 파운데이션은 전 세계 주요 화장품 기업들이 모두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3년여간 연구 끝에 AI 기반 조색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메이크업 제품 개발 과정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개선했다. 

다만 브랜드 기준으로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다. 미국 패션 매체 WWD가 매년 발표하는 뷰티 영향력 조사 결과 △1위 로레알 △2위 유니레버 △3위 에스티로더 △4위 P&G △5위 LVMH △6위 샤넬 △7위 바이어스도르프 △8위 시세이도 △9위 나투라앤코 △10위 코티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화장품 회사인 LG생활건강은 전년보다 한 단계 올라간 18위, 아모레퍼시픽은 한 단계 내려온 19위에 그쳤다. 상위 100위 안에 든 한국 기업은 이들 두 곳이 전부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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